4일 과방위에 따르면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여야는 전날 밤 청문회 종료 직후 전체 회의를 통해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각각 표시한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에서 이 후보자의 반도체 개발 특허료 수수 과정과 통신용 반도체 업체 전환사채(CB) 보유 내역, 배우자 증여세 늑장 납부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위원장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본회의에 보고하면 국회의장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 당선이에게 이를 송부해야 한다.
◆ 반도체 거액 특허료 집중 질의…증여세·해외출장 자녀 동반 지적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이 후보자가 원광대 재직 시절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개발한 기술로 거액의 특허료를 받은 부분에 관해 집중 질의했다.
양 의원은 "개인이 특허 출연료를 다 받는다고 하면 아무리 연구개발(R&D) 예산을 많이 들이고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기술이 중요하다고 해도 국가 발전이 아니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법과 규정, 절차를 다 지켰다"며 "수익이 KAIST에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또한 "미국 재판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국내에서도 특허청 심판원에서 촘촘한 논의가 있었고 서류를 제출, 검토해서 심결 내용에서도 문제가 없는 걸로 판정됐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특허 분쟁 중인 KAIST와 KIP 양측에서 발명 보상금을 수령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특허 분쟁 중인 KAIST와 KIP 간에 이해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두 기관에서 어차피 발명 지분대로 특허료를 받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반도체 업체 'GCT세미컨덕터'의 전환사채(CB)를 보유한 것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주식 전환을 못 하도록 조치 됐다"고 밝혔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10년여 동안 부부 간 증여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하고서야 증여세를 낸 것과 의도적으로 증여세 면제 한도 6억원을 넘지 않기 위해 본인과 부인의 지분을 5대5가 아닌 6대4로 설정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세무 지식이 없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알지 못했다"며 "5대5, 6대4 이런 것에 대해 전혀 개념이 없었고 배우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 시절 학회 참석 해외 출장에 가족을 동반한 것에 대해서는 "제 불찰"이라고 밝혔다.
◆ 주파수 추가 할당 "빨리 결정"…5G 중간요금제 '긍정적'
3.5㎓ 대역 20㎒ 폭 주파수 할당 진행 계획에 관한 양정숙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대역 요구에 대해서 여러 면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취임하게 되면 가능한 한 빨리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주파수 폭이 넓으면 5G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3.40~3.42㎓ 주파수 대역 20㎒를 추가 할당을 요청해 당초 지난 2월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SK텔레콤(SKT)과 KT가 특정 사업자에만 이득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지난 2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 3사 CEO가 간담회를 열고 주파수 경매 방안을 모색했으나,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새 정부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통 3사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5G 중간요금제의 필요성을 묻는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홍석준 의원의 질의에는 "잘 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를 통해서도 5G 중간요금제 도입해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5G 중간요금제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망 이용대가 지불 문제에 관한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요인이 있어 보인다"며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는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국회에 망 이용대가 지불 계약 체결을 의무화하는 여러 건의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망 이용대가로 인한 한미 통상 갈등 우려에 대해서는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문제 소지가 없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연구개발(R&D) 정책에 관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전환을 통해 정책 전반의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임무지향형‧문제해결형 R&D와 산‧학‧연의 혁신주체가 활발히 협업하는 개방형 R&D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비교적 잡음 없이 무난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리 후보자와 (낙마한)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보니 (이 후보자가) '진흙 속의 연꽃' 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전문성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 후보"라며 "팔이 자기편으로 굽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양호하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는 지난 3주간은 저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였고, 정부의 역할과 과기정통부의 사명에 대해 고민해보고 정책과 관련한 여러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일 할 기회를 주신다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과학기술 발전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정책에 매진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