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의 뉴욕증시 데뷔는 화려했다. 상장일이었던 지난해 11월 10일 리비안은 100.73달러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인 78달러보다 29.14% 상승한 것이다. 리비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호 뒤에는 쟁쟁한 투자자들이 있었다.
지난 2019년 2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리비안에 7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배달용으로 활용할 리비안의 전기승합차 10만 대를 사전 주문했다. 해당 물량은 2025년까지 아마존에 양도된다. 베이조스의 투자로 리비안은 아마존의 전기차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여기에 포드 역시 리비안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리비안의 주가는 단기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앞지르기도 했다.
리비안의 주가는 이제 30달러 대로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75% 하락했다. 2021년 11월에 비해 경쟁자들이 많이 늘어났으며, 리비안의 생산능력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승승장구와 최근 기준금리 인상 추세 등에 리비안 주식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코로나19 이후 뉴욕증시 활황장 속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문 중 하나였다. 차세대 전기처 유망 기업이라는 명패를 달고 주식시장에 선보인 뒤 가파른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그러난 당장 눈에 띄는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 로즈타운모터스(Lordstown Motors), 일렉트릭 라스트 마일 솔루션(Electric Last Mile Solutions)의 주가는 SPAC를 통해 공개된 이후 모두 70% 이상 하락했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모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에 직면했다.
전기자동차 회사들의 상장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SPAC는 의미 있는 수익이나 입증된 제품이 없는 회사가 전통적인 기업공개(IPO)만큼 정밀한 조사 없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CNN은 "최근 전기자동차 주식의 급격한 급락은 전형적인 버블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 거품을 연구하는 영국 퀸스 매니지면트 스쿨의 강사인 윌리엄 퀸은 최근 전기자동차 열풍이 19세기 자전거 버블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영국에선 자전거 산업이 혁신 산업으로 부상했다. 투자 가치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자전거’라는 단어를 끼워넣어 마구잡이 상장을 했다. 1897년 3월 기준 81개나 되는 자전거 회사가 증시에 진입했으며, 청약가에서 평균 44%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이어갔다. 그러나 수요감소와 수익 악화에 1898년 자전거 주 평균 주가는 정점 대비 71% 추락했다.
메릴랜드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이며, '거품과 충돌'이라는 책의 공동 저자인 데이비드 커쉬는 "일부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은 살아남지만 대부분은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커쉬 교수는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 하락은) 스토리로 투자자들에게 영감을 줬던 스타트업을 수익과 이익으로 서류상 자신을 증명하는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