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고수익을 찾아 비은행권으로 몰렸던 자금들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총수신 잔액은 1802조6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787조5396억원)보다 15조1478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 3월 감소하는가 싶던 총수신 잔액이 다시 반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5대 은행 수신액 가운데 정기예금 잔액은 660조6399억원으로 직전월인 지난 3월(659조4863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2월과 3월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4월 들어 확대됐다. 적금 잔액도 전월 대비 8055억원 불어난 35조9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권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배경으로는 시중유동성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옮겨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속 증권과 가상화폐(가상자산)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정책과 가파른 물가 상승 속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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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기 기준으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2%대로 올라선 상태다. 실제 우리은행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은 최고 2.80% 금리를 제공한다. 예금 한도액이 없는 'WON예금' 상품은 2.2% 금리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 'Star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정기예금은 2.1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2.1% 수준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역머니무브'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조만간 또다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가 순차적으로 상승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개최한 첫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증시 위축 등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지며 시중은행으로 자금 유입이 가속되고 있는 추세"라며 "기준금리가 2% 이상으로 오르면 예·적금 금리 상단도 4%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