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文 "트럼프, 좋게 생각…김정은, 평가 안 하겠다"

2022-04-2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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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와 특별대담…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패 지적 항변

"北과 군사적 충돌 없어…진보 정부가 안보 훨씬 잘 지켜"

"尹, 北에 거친 발언 부적절…韓핵보유 주장, 기본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호평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평가를 유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특별대담 ‘대담-문재인 5년’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의 주역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과 세계적인 평가는 제가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한국과 관계에 있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과 다 좋았는데 딱 하나 부담되는 게 방위비”라며 “한꺼번에 다섯 배를 올려달라고 했는데 제가 당연히 거절했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요구는 해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위비 협의를 위해 무역 보복 등 공세가 전혀 없었다는 점 등을 우호적 평가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평가를 안 하겠다”면서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국면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김 위원장을 긍정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그때는 좋은 대화 파트너였기 때문에 (그렇게 평가 한 것이고) 지금은 그렇게 평가를 못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ICBM을 발사했고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이건 대화를 접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이에 손 전 앵커가 ‘지금은 김 위원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못하겠다는 말로 알면 되느냐’고 되묻자 직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 단절로 갈 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며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기간 함께한 당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서도 “예의 바른 사람이었고, 그분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새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아베 정부 시절에 한·일 관계가 더 나빠졌고, 일본의 우경화가 더 심해졌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서 우리 정부가 달라진 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달라진 건 일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갈수록 우경화해지면서 일본의 태도가 바뀌었다”면서 “일본이 지금은 말로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계승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결과적으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평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5년 간의 평화는 어디 날아갔느냐”면서 “끝까지 성사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이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등 두 정부에서 북한과 한 건도 군사적 충돌도 없었다”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 목함 지뢰 등 군사적 충돌이 있었고. 심지어 민간인까지 희생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방법론이 옳은 것이냐. 누가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잘 지킬 것이냐”고 되물은 뒤 “진보 정부가 훨씬 잘 지켰지 않느냐”라고 항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단히 거칠게 표현하는데, 버르장머리를 고친다든지 이런 식의 표현은 국방부, 합참은 몰라도 국가 지도자로서는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언젠가는 새 정부도 북한과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때를 생각한다면 말 한마디가 대화를 어렵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북한을 상대해 본, 대화해 본, 그런 연륜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모드로 돌아와야 한다. 후보 시절의 모드와 대통령의 모드는 달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화의 완전한 단절로 가게 될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 “나는 새 정부가 당연히 대화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도 빨리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강하게 말을 해야 할 때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는 취지의 손 전 앵커에 지적에 대해선 “대통령의 거친 말이 유일한 길이라면 그야말로 답답한 것 아니냐”면서 “강한 말과 말의 대결이 초래하는 그 결과를 우리가 2017년에 생생하게 목격하지 않았나. 북한의 험악한 표현, 트럼프 대통령의 일종의 말폭탄 같은 표현들, 이런 게 순식간에 위기를 고조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핵 보유’ 주장에 대해서도 “물리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넘어서서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이고 어처구니 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무라야 한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좀 나무라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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