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오세훈 시장은 변한 게 없다. 10년 낭인생활을 하고 돌아와서 변해보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10년 동안 쌓인 울분이 표출되는 것 아닌가. 재선을 위해 너무 무리한 정책과 공약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시 기자단 앞에서 쏟아낸 작심 발언이다.
김 의장은 지난 25일 민선 7기 마지막을 앞두고 진행한 간담회에서 오 시장에게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장은 고 박원순 시장에 대해선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해서 잘 이끌었다"고 평가했으나 현 오세훈 시장에 대해선 "만나뵙기 어려운 불통 시장"이라고 못 박았다.
김 의장은 "전임 박 시장 시절 민주당이 시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했지만 무조건 거수기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 당내에서도 야당 역할을 하는 의원들이 있었고, 저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그래도 전임 시장은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는 등 시의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오 시장과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화를 해야 무엇이 불만이고 문제인지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오 시장에 대한 주변 평은 변한 게 없다. 10년 전 그만둘 때 의지와 무관하게 정책적 오판, 판단 미스로 불명예스럽게 시장을 그만뒀는데 10년 낭인생활을 하고 돌아와서 변해보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10년 동안 쌓인 울분이 표출되는 것 아닌가. 다시 그런 시행착오를 격지 않기 위해서 재선을 위해 너무 무리한 정책과 공약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오 시장이 추진하는 대표적 복지정책인 안심소득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김 의장은 "안심소득을 많이 신청했지만 탈락한, 선정되지 않은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이 온다. 그것은 어떻게 달랠 것인지, 사람들은 안심소득을 로또라고 한다"며 "혈세로 복지정책하면서 시민들에게 로또 당첨되냐 마느냐로 귀결되는 정책이 맞는 것인가. 많은 사람이 신청했는데 극히 일부만 선정됐다. 박탈감, 소외감 등은 어떨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문제도 오 시장의 소통 부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원만히 해결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결국 오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세월호에 대해선 국가 책임이 분명히 있었다. 그분(세월호 유가족)들은 대화가 필요했다"며 "그분들이 원하는 것은 꼭 그 모양의, 그 장소의, 그 형태의 기억공간은 아니었다. 시의회와 협의해 표지석이 될 수도 있고, 전시 시설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소통을 제대로 안 해서 일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뙤약볕 밑에서 유가족하고 시하고 대치했다. 시장한테도 누차 '원만히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결국 오 시장이 받지 못했다"며 "그런 상태를 계속해서 두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 특히 강제철거까지 진행되면 사회적 물의가 일어날 것 같았다. 그래서 대승적 차원에서 시의회 앞으로 옮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본예산 편성 과정에 대해서도 "당시 경기도에서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실시했다. 지역화폐하고 함께 해서 경기도에서는 성과를 냈다. 그래서 서울시도 세금 걷었으면 어려울 때 곳간을 풀 필요가 있다며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주장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그런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본인 공약사업에만 치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의원들이 공약사업을 포기하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해 8500억원이라는 귀한 예산을 만들었다. 하지만 예산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 시장 본인 공약사업만 챙긴 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