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시도' 유동규 "건강 안 좋다"...'정영학 녹취록' 일정 변경 불가피

2022-04-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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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 변호인 "앉아 있기도 어려워...무리한 재판"

검찰 "강행 안 되지만...유 전 본부장 건강상태 확인 필요"

재판부 "사건 진위보다 건강상태 관심...변론 분리 부적절"

 

정영학 회계사가 4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서 휴정 시간을 맞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건강이 좋지 않다고 법정에서 호소했다. 유 전 본부장 몸 상태가 재판 진행 변수로 떠오르며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사건 핵심 증거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공개도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 회계사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피고인(유 전 본부장)은 앉아 있기도 쉽지 않아 구치소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며 “식사도 못 하고 앉아 있기도 어려운 사람을 앉혀 놓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며 이는 무리한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또 “재판 절차대로만 진행한다면 (유 전 본부장이) 누워서 멍하니 (변론을) 들으라는 것인데 이는 아무 의미 없는 변호”라며 “피고인에게 하루 종일 (재판 때문에) 나와 있으라는 건 제가 오히려 변호인으로서 못 할 짓인 것 같다”며 법정에서 퇴정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유 전 본부장도 발언 기회를 얻어 “단 1초도 숨을 쉬고 살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수면제 50알 먹은 것이 맞다”며 “검사님들이 무슨 말씀을 하실까 해서 이를 악물고 나왔다. 제가 끝까지 듣고, 계속 있을 테니 진행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지난 2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유 전 본부장이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씨가 전날 수면제 50알을 복용했고 유씨가 아침에 깨어나지 않자 구치소 직원들이 유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유씨가 극단적 행동을 한 적도 없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며 반박했다.
 
검찰은 재판을 강행하자는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유 전 본부장 건강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여부는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지난 20일 기상 시간에 일어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아 의무실에서 검사를 했으나 정상이었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병원으로 옮겨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비롯한 검사를 했으나 역시 정상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이 구치소에서 하루 한 알 수면유도제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면유도제는 수면제와 달리 처방전 없이 받을 수 있는 약으로 약효나 부작용이 수면제보다 훨씬 약하다”며 “폐쇄회로(CC)TV에 피고인이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지난주 사건 진위가 어떻게 되느냐’보다 피고인 현재 건강상태가 어떤지가 관심 있는 부분”이라며 “피고인 건강상태에 따라 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도저히 재판을 계속할 수 없는 건강상태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다시 재판을 열어 향후 기일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재판부는 정 회계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정 회계사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할 예정이었다. 오는 26일, 28일, 29일에도 녹음파일을 재생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변론을 분리해 다른 피고인들만 있는 상태로 증거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같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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