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호스 방식은 매각 주체가 선정한 예비인수자가 가계약을 통해 우선 매수권을 갖는 가운데 공개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과 재차 인수가격을 경쟁하는 방식이다. 가계약을 맺는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할 때는 수의계약 방식이 대부분이다. 회생 매물에 매력이 없다 보니 M&A에 경쟁이 거의 붙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각 방식 발표 이전부터 쌍방울, KG 등이 입찰 의사를 내비쳤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예비인수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공개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수용하기만 한다면 무조건 인수할 수 있다. 우선매수권자(Horse)가 돼 공개 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에 쫓기는(Stalking) 편이 훨씬 유리하기에 쌍방울, KG그룹 등은 매각주간사가 제출하라고 하기 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매각 측은 매각전이 흥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쌍용차 매각이 에디슨EV의 주가 조작 의혹,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힌 많은 기업들의 주가 상한가 직행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어느 한 곳을 수의계약으로 선정하기 어려워졌다. 매각 측은 통상적인 수의계약 대신 제한적 경쟁입찰을 통해 '특혜 시비'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스토킹호스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스토킹호스 선정도 입찰하고 있다"며 "스토킹호스 선정 후 다음 입찰까지 기간은 매우 짧게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잡음 최소화 이외에도 쌍용차 신차 발매도 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쌍용차는 중형 SUV 모델 'J100(프로젝트명)'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는 6월 말 출시가 목표인 J100은 양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후 전기차와 픽업 등 파생 모델도 검토 중이다. J100 차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쌍용차는 지난 1월 '토레스'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토레스는 스페인어로 탑이나 성을 뜻해 쌍용차가 J100 출시 이후 유럽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쌍용차는 기업의 턴어라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회생 계획안 가결 종료 시점인 오는 10월 15일까지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산이다.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새 인수자를 찾고 관계인 집회를 개최해 채권자 동의까지 얻어내야 한다. J100 흥행 유무에 쌍용차 임직원, 매각 관계자 등이 촉각을 기울이며 일정도 이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신차인 J100이 출시되기 전에 주인이 있어야 회생에 대한 희망이 생기다 보니 가능한 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빠르게 하고자 한다"면서 "하지만 공정성 시비가 없는 가운데 타당성도 확보하면서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