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유통센터는 오는 25일부터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에 대한 직접생산확인 업무를 시작한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를 위해 공공조달 시장에서 일부 품목에 대해 중소기업자만 입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구매 실적은 22조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액의 19%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기부 장관이 지정하며, 공공기관은 해당 품목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이 직접 생산한 제품만을 구입해야 한다. 이때 직접 생산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가 직접생산확인이다.
직접생산확인은 공장‧인력‧설비 등 확인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해당 업무는 제도가 시행된 2007년부터 중기중앙회가 담당했고, 중기중앙회 소속 200여개 업종별 협동조합이 실태조사를 수행해 왔다. 이를 위해 고용된 전문 조사원만 약 400명에 달한다.
중기유통센터는 중소기업제품의 국내 판로지원 전문기관으로 2019년부터 기술개발제품 성능인증, 공공조달상생협력 지원제도 등을 전담하면서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에 대한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다만 협동조합들의 반발을 감안해 실태조사 확인 업무를 이원화하기로 했다. 조합 회원사에 대한 조사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담당하되, 조합 비회원사에 대한 조사는 기존 협동조합 실태조사 담당자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앞서 협동조합들은 중기부의 직업확인생산 업무 개편 작업이 구체화된 지난해 말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집회와 1인 시위를 하며 반대 의사를 펴왔다. 직접생산확인 위탁기관을 변경할 경우 협동조합의 기능이 약화되고, 해당 업무를 맡던 전문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중기부는 조사 업무를 중기유통센터와 협동조합이 함께 맡는 절충안을 내놨지만, 협동조합 상당수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미 비대위 측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이번 개편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비대위 실무위원장을 맡은 백병남 한국전자산업협동조합 전무는 “직접생산확인 과정에서 특정 협동조합의 잘못이 있다면 해당 조합의 업무 자격을 박탈하는 등 일벌백계하면 될 일”이라며 “전체 조합으로부터 업무를 빼앗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백 전무는 “협동조합은 자본력과 대응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함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네트워크 조직인데, 해당 업무를 정부 산하기관으로 이관할 경우 조합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이런 우려사항을 인수위에도 전달한 만큼 차기 정부에서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