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치솟으며 4월 들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여기에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가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51억9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20억32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 넘게 커진 것이다.
무역적자가 심화한 건 에너지값 폭등으로 수입액 증가율이 수출을 뛰어넘어서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414억8400만 달러로 25.5% 뛰었다. 수출액은 362억8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68억7500만 달러)·가스(19억1000만 달러)·석탄(14억900만 달러) 수입액이 101억9400만 달러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원유는 82.6%, 가스 88.7%, 석탄은 150.1% 각각 증가한 것이다.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도 치솟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연속 1230원대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장중 한때 1240원까지 올랐다.
악재가 겹치며 올해 들어 4월 20일까지 연간 누계 무역수지는 91억57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7억6900만 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국제 에너지값 상승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올해 1월까지 연이어 적자를 내다 2월 흑자로 잠깐 돌아섰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월간 기준 사상 최대였지만 수입도 최대치를 경신하며 무역수지는 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도시 봉쇄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경제수도'인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문을 걸어 잠갔다. 이 때문에 항만과 공항은 정상 운영 중이지만 내륙 운송이 지체되며 수출입 물류 기능이 나빠지고 있다. 진정세에 접어든 세계 해상운임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대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무역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