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무대는 냉철하다. 102위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나이를 들으면 이내 고개가 끄덕여진다. 12세 11개월 16일.
국내 프로골프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안성현 군의 이야기다. 종전 기록 보유자인 김시우(27·15세 3개월 2일)를 무려 2년 3개월 앞질렀다.
안 군은 4월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KPGA 코리안 투어 개막전(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예선을 소화했다.
첫날 72타는 버디 5개, 보기 3개, 트리플 보기 1개. 둘째 날 74타는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
12세가 7148야드(6536m) 전장의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파71)에서 도합 7개의 버디를 잡았다. 그것도 프로골프 대회 설정으로다.
37명을 제치고 102위에 올랐으나,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안 군은 "커트라인 통과가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해 아쉽다. 많이 배웠다. 골프가 재밌다. 미국에서 한국을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 군이 처음 골프채를 쥔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다. 누나(안연주)가 골프로 상을 타는 것을 보고 나서다. 덩달아 동생(안윤주)도 골프를 시작했다. 삼 남매 골퍼다.
삼 남매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12세인 안 군의 키는 178㎝, 몸무게는 86㎏이다.
아버지 표 특훈(멘탈, 집중력, 체력 등)은 덤이다.
안 군은 "삼 남매가 모여 골프 이야기를 자주 한다. 서로 조언해주고 도움이 된다. 운동선수 출신 아버지는 체력 훈련 등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설명했다.
안 군은 매일 7시간 연습한다. 이중 쇼트 게임과 퍼트에 3~4시간 투자한다. 가장 좋아하는 샷은 60~70m 어프로치. 퍼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퍼터를 안고 잘 정도다.
하루에 날리는 공의 수는 600개 정도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캐리(공 낙하지점) 기준 260m다.
12세는 한창 클 나이다. 관리만 잘한다면 키도, 실력도, 비거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기록 경신도 기대하게 한다. 프로골프 대회 최연소 우승 관련이다.
코리안 투어 기록은 김주형(20)이 보유한 18세 21일, 전 세계 기록은 랏차논 찬타나누왓(태국)이 최근 경신한 15세 3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