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는 지난 15일 감사원에 공공기관 경영 실태 점검을 요청했다. 지난달 25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가 감사원 업무보고를 받은 뒤 공공기관 전반에 관한 강도 높은 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인수위 주문은 공공기관 부실이 고질적인 방만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윤 당선인 측 인식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 역시 방만한 경영을 공기업 부실의 주범으로 지적하고 있다. 추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방만하게 운영하고 다른 가격 인상 요인을 누적시키면서 때가 되니까 (공공요금) 가격을 올려야겠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쓴소리를 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옥죄며 물가를 다스려왔다. 정부는 지난해 1분기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h)당 3원 낮춘 뒤 2개 분기 연속 같은 요금을 유지했다. 4분기 들어 ㎾h당 3원을 올리며 요금을 원상 복구했지만 올해 1분기엔 다시 동결을 택했다. 가스요금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첫해인 2020년 7월 주택용과 일반용 도시가스요금을 나란히 인하한 뒤 21개월간 동결했다.
다음 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도 공공요금 동결을 물가 인하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직접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지시하고 나섰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지난 4일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를 돕기 위해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한시적 동결 또는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경영난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새 정부 지적에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