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이달 초 2022년과 2042년이 만기인 두 개 외채에 대한 원리금을 루블화로 지불했으나, 반드시 달러화로 지급할 것을 규정한 계약 조건과 다르다는 것이 무디스의 판단이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5월 4일까지 지급 화폐를 달러화로 바꾸지 않을 경우 무디스의 규정상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채권 계약에는 달러 외의 다른 통화로 상환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며 러시아가 투자자들과의 외화 지불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앞서 타스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최근 "우리는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처를 했다"면서 서방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법적 소송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가 외화와 루블화로 투자금을 상환하려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문서들을 법원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대해 외화 채무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