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집회를 조건부로 허용한 법원의 결정에도 방역수칙을 무시한 집회를 강행했다. 우려되던 경찰과 민노총의 물리적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다.
민노총은 13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차별 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법원이 통의동 남쪽 1개 차로에서만 집회를 허용한 만큼 경찰의 대응은 고궁박물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전 8시께부터 경찰은 경복궁 고궁박물관과 광화문부터 서울광장 인근까지 십자 모양으로 경찰버스 수십대가 인도와 밀접하게 붙어 차벽을 만들었다. 곳곳에서 경찰이 5명 단위로 모여 인도와 차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방패를 든 경찰도 볼 수 있고 최소한의 통로를 제외하고 길을 막아 삼엄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날 오후 3시께 민노총 기습집회가 열린 종묘공원에서는 법원이 명령한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없었지만 공원 곳곳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민노총 관계자가 "공원 내 흡연은 하지 말아주시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대규모 인원이 밀집하면서 법원이 명령한 '개인 간 2m 간격 유지'도 지켜지지 않고 지근거리로 사람들이 모였다. 오히려 집회 관계자는 "공원이 좁으니 공간을 두지 말고 최대한 붙여달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경찰과 집회 측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종로 일대에 기동대·중대 100개 규모의 경력 4000여 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종묘공원에서 집시법 20조에 의거해 집회 해산을 요청했지만 물리적 해산을 하지는 않았다.
민노총은 이날 집회를 통해 △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노동권, 안전한 일터 보장 △ 모든 노동자에게 질 좋은 일자리 보장 △ 주 40시간(최대 52시간) 무력화시키는 선택적 근로제 등 노동시간 연장 반대 △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반대 및 대폭 인상 △ 불평등과 양극화 타파 등을 요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집회 참석 인원은 1만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