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쇼크' 덮치고 'CPI' 악재 대기… 코스피 2660 턱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속에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34포인트(0.98%) 내린 2666.76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660선까지 후퇴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대한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켜온 가운데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2년 만에 1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42포인트(-0.98%) 하락한 2666.6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은 5628억원을 순매수했다. 6거래일 연속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71억원, 1220억원을 순매도 했다. 4월 한 달간 외국인은 2조4581억원을, 기관은 2조2129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한국 시간으로 밤 9시 30분(미국 현지 시간 오전 8시 30분)에 발표 예정인 미국 CPI 때문이다. 지난 2월 미국 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7.9%가 상승하면서 1982년 1월(8.3%)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 예정인 3월 CP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블룸버그는 3월 미국 CPI 전망치로 전년 대비 8.4%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CITI)는 8.6% 증가를, 노무라증권은 8.5%로 전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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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가 높게 나온다면 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욱 빨라지게 된다.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와 고용, 성장성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배경으로 삼는데 미국의 CPI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연준이 천명했던 ‘금리전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5월부터 빅스텝을 포함한 연준의 금리 인상과 월 950억 달러씩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긴축이 본격화 된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를 키운다. 반대로 안전자산은 선호심리로 연결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강세도 이 같은 이유다. 실제 이날 달러 인덱스는 100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내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1원(0.25%) 오른 달러당 123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가 100을 돌파했던 케이스는 2020년 3월 코로나 발발 당시와 2018년 QT(양적 긴축) 시작 때였는데 당시 고점은 104포인트 정도였다”면서 “우리 장이 힘을 못쓰는 이유도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대되면서 대형주에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이 유입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세에 눌리며 하락이 이뤄진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의 부진은 코스피 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의 합산 시가총액은 524조원으로 작년 12월 대비 14%가 감소했다”며 “반면 3개 기업을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1531조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1%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대형주의 부진은 달러강세로 인한 외국인들의 매도”라며 “달러강세 진정 여부의 확인이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달러강세 진정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