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14%(100원) 내린 6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11.6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7.33%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때문이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6조674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2925억원, 5조4776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월 10일 7만5800원을 기록하며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4월 4일에는 장중 6만8600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해 10월 13일에 기록한 250일 최저가(6만8300원)에 비해 300원이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한 원인은 수익성 정체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요약된다. 메모리 업황 개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지난해 가전 부문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 모바일 부문 부진 등 다양한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 2월 22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퀄컴은 내년에 출시할 3나노 공정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파운드리를 삼성전자 대신 대만의 TSMC에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16일에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의 관심을 이끌었던 이슈다. 여기에 파운드리 부문의 수율 부진에 따른 실적 우려와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은 불신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룡정점을 찍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주가는 부진하지만 반도체 업황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인플레와 금리 인상, 코로나 이후의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할 때 내년까지 4년 연속 D램의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주가 부진에 대해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에 따른 실적 호조를 시장에서 아직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사업 관련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이런 중대한 이슈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중장기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가전부문의 피크아웃 우려감 또한 높다. 이동현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지난해 가전부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올해는 전년에 비해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주가에 일부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달러 강세도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12.6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중순 이후부터 환율은 꾸준히 달러당 1200원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3월 들어서는 평균 121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현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매 부담이 크지 않은 대형주인 삼성전자를 우선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2~3분기 중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입을 모은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주춤했던 D램 현물가는 4~5월부터 재차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에는 고정거래선 가격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올해 추정 주가 변동 범위의 하단이라는 점에서 2~3분기 중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