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지난해 세무사시험 난이도·일부 채점 문제점 확인"

2022-04-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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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감사결과 발표…산업인력공단에 '기관경고'

지난 1월 17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 관계자 등이 세무사 자격시험이 세무공무원 출신 응시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일반 응시자가 큰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치러진 세무사 2차 자격시험이 난이도와 일부 문항 채점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에는 '기관경고'를 내리고, 관련자 등 6명에게는 징계 등 신분상 조처를 하도록 공단에 권고했다.

4일 고용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부는 '세법학 1부 문제 4번의 물음 3' 채점에 일관성이 없다는 수험생들 지적이 타당하다고 봤다. 수험생들은 '상속세·증여세법 법정 결정 기한을 설명하시오'라는 4점짜리 해당 문제의 정답을 제대로 쓰거나 절반을 맞혔는데도 0점이 나오고, 정답과 다른 표현을 썼는데도 만점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채점위원이 같은 답안에 다른 점수를 부여하는 등 채점 일관성이 부족했고, 채점 담당자는 이런 문제를 제대로 확인·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채점 등 후속 조처를 권고했다. 권고사항은 2개월 내 이행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시험 난이도 문제도 사실로 드러났다. 고용부는 16개 문항 가운데 10개가 예상 난이도와 달랐다고 봤다.

가장 큰 논란은 '세법학 1부'가 너무 어렵게 출제된 것이다. 일반 응시생 3962명 가운데 82.1%에 해당하는 3254명이 세법학 1부 점수가 40점에 못 미쳐 과락으로 탈락했다.

더구나 지난해 합격자 706명 중 세무공무원 출신이 33.6%(237명)에 달했다. 세무공무원 출신은 세법학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고용부는 세무공무원 출신을 위해 시험 난이도를 조작했다는 의혹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고용부는 "과목별 출제위원 전원이 문제별 난이도 적정성과 오류 여부 등을 합동 검토하는 등 출제위원 단독으로 난이도 등을 조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국세청 등이 문제 출제에 관여한 정황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문제들이 특정 직원이나 부서 업무 소홀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보고 공단에 대해 기관경고를 내렸다.

아울러 숙련위원과 비숙련위원이 적절히 위촉될 수 있게 출제위원 선정방식을 개선하고, 난이도 검토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채점위원은 1인 제도로는 채점 일관성 미흡 같은 실수를 방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2명 이상이 채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세무사 시험같이 일반 국민과 해당 업무 경력자가 함께 경쟁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은 출제·채점 공정성과 적정성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며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이행 여부를 계속 확인해 불공정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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