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동시에 '대장동 개발 사건'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성남시의원들을 상대로도 수사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계는 4일 오전 10시 20분부터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경기도청 내 총무과, 의무실, 조사담당관실 등에 수사관 1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김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는지 등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4일 고발장을 낸 장영하 변호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경기도가 의혹 핵심 인물인 배씨에 대한 고발장을 추가로 접수했다. 경기도가 접수한 고발장에는 배씨가 도청에 근무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전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고문과 김씨, 전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 등 3명을 직권남용과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이 고문의 경기지사 재임 시기인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뒀다고 주장하며 "혈세로 지급하는 사무관 3년치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김씨가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했고,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 등이 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 강요, 의료법 위반,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국고 손실, 업무 방해, 증거 인멸 등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한편 이날 김창룡 경찰청장은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현직 성남시의원들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며 "참고인 조사와 관련 자료 분석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며 "현재 수사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인 수사 사항은 설명해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의혹 관련 개발업자 측 성남시의회 로비 의혹 수사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담당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을 구속 송치한 후 남은 시의원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김 청장은 성남FC 후원금 수사와 관련해서는 "성남지청의 보완수사 요구서를 접수하고 분당경찰서에서 필요한 보완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 고문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구단주로 있던 성남FC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유치하고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분당경찰서가 해당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처분했지만 고발인 이의신청과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