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G] '느림보' 美 5G, 속도 4배 뛰었다…비결은 더 빠른 '중대역' 주파수

2022-04-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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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C-밴드 주파수 5G 배포…속도↑

C-밴드 출시 후 버라이즌에서의 5G 다운로드 속도 향상 [그래픽=오픈시그널]

미국에서 C-밴드(3.7~4.2㎓) 주파수 5G가 확산하며 이용자들의 경험을 끌어올리고 있다. 앞선 조사 대비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약 4배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의 '미국의 5G 모바일 경험에 대한 C-밴드의 영향 정량화' 조사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미국 1, 2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AT&T는 지난 1월 19일 C-밴드 주파수를 이용한 5G 네트워크를 활성화했다. 

오픈시그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에서 T모바일이 앞서나가는 가운데, 버라이즌은 속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사의 전략 차이에 따른 것이다. 버라이즌은 C-밴드를 널리 사용해 사용자의 5G 다운로드 속도를 개선한 반면, AT&T는 아직 버라이즌만큼 적극적으로 C-밴드 주파수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 

버라이즌은 C-밴드 주파수를 이용한 5G 서비스 시작 당시 1월 말까지 1700개 이상 도시에서 약 1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2분기부터 C-밴드와 새로 확보한 3.45-3.55㎓를 이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AT&T는 C-밴드 5G 서비스 개시 당시 "미국 전역의 8개 대도시(오스틴, 시카고, 댈러스·포스워트, 디트로이트, 휴스턴, 잭슨빌, 올랜도, 사우스플로리다) 지역의 제한된 부분에서 시작된다"며 "효율적으로 배포를 확대함에 따라 연중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중대역 5G 속도 분석 [그래픽=오픈시그널]

현재 미국 전역에서 중대역 주파수 5G에 연결했을 때 T모바일 이용자가 가장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오픈시그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T모바일은 225.5Mbps, 버라이즌은 211.8Mbps, AT&T는 160Mbps를 기록했다. 

5G 평균 업로드 속도는 큰 차이가 없다. 버라이즌은 20.7Mbps, AT&T는 18.5Mbps, T모바일은 18.2Mbps를 기록해 통계적으로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오픈시그널이 발표한 '5G 경험 보고서 미국 2022년 1월'에 따르면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T모바일이 150Mbps로 가장 빠르고, 이어 버라이즌이 56.2Mbps, AT&T가 49.1Mbps를 기록했다. 이전 조사 결과 대비 약 4배 더 빨라진 것이다. 

5G 평균 업로드 속도도 개선됐다. 지난 1월 T모바일은 17.9Mbps, 버라이즌은 14.1Mbps, AT&T는 9.9Mbps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美 이통사, 뒤늦게 C-밴드 주파수 확보한 이유는…

5G 상용화 당시 버라이즌은 24㎓ 이상 초고주파 대역 주파수를 활용했다. 초고주파 대역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LTE 대비 약 20배까지도 빠르지만, 회절성이 약해 중간에 사람이 서 있는 등 장애물이 있으면 통과하지 못하고 도달거리도 짧아 망 구축이 어렵다. C-밴드나, 한국 이동통신 3사가 사용하는 3.5㎓ 중대역 주파수는 적당히 빠른 속도에 회절성, 도달거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버라이즌은 5G 상용화 초창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이동통신사를 압도하는 뛰어난 5G 다운로드 속도를 보였으나, 전파 전달에 어려움이 있어 품질이 급락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글로벌 통신시장 조사기관 우클라(Ookla)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지난 2020년 3분기 5G 다운로드 속도 792.5Mbps을 기록했으나, 바로 다음 분기에는 67.07Mbps까지 10분의1 이하로 떨어졌다. AT&T는 저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5G를 상용화한 탓에 속도가 느렸다. 

이 같은 문제로 5G 서비스 확산에 어려움을 겪던 버라이즌과 AT&T는 결국 지난해 2월 C-밴드 주파수 경매에서 각각 455억 달러(약 55조원), 234억 달러(약 28조원)라는 막대한 금액을 들여 주파수를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올해 초 본격 서비스 제공에 나선 것이다. 

반면 T모바일은 스프린트 인수를 통해 확보한 2.5㎓ 주파수를 활용해 5G를 상용화해 초창기부터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AT&T가 C-밴드 주파수를 이용한 5G 서비스를 본격화함에 따라 미국 5G 시장은 T모바일 독주 체제에서 3사 간 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속도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한국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픈시그널의 지난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5G 다운로드 속도 438.0Mbps를 기록했다. 

프란체스코 리자토 오픈시그널 연구원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AT&T는 C-밴드 주파수에 연결했을 때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C-밴드를 활성화하기 전과 비교해 3~4배가량 빨라졌다"며 "버라이즌과 AT&T는 아직 중대역 주파수 활용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러한 결과는 두 통신사가 중대역 주파수 5G 도입을 확대함에 따라 사용자가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T모바일은 2.5㎓ 주파수로 22개월 가까이 앞서고 있기 때문에 두 통신사가 T모바일의 5G 다운로드 속도에 도전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AT&T는 추격에 필요한 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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