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급습에...중국 청명절 연휴 소비 위축 예상

2022-04-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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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항공 업계 울상...근거리·항공료 대폭 인하

"올해 청명절 관광객·수입 크게 감소할 듯"

3월 28일 중국 상하이의 봉쇄 지역에서 봉쇄 관리원들이 거리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

#1. 광둥성 포산에 거주하는 중국인 리씨는 청명절 연휴 계획을 일주일 새 3차례나 바꿨다. 연휴 기간 장시성·저장성에 가려고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일부 관광지가 잠정 폐쇄되면서다. 그는 "결국 광둥성 인근 도시로 결정했다"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 산시(陜西)성 시안에 사는 중국인 룽씨는 매일 중국 정부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는 "연휴 기간 성묘하기 위해 항저우에 가려고 하는데 확진 판정 자체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자칫 항저우에서 격리될 수도 있어 갈지 안 갈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청명절 연휴가 시작됐지만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진정세로 관광지마다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올해는 전염력이 빠른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이동이 제한됐다. 그렇다 보니 중국인들은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여행·항공 업계 울상...올해 청명절 관광 수입 크게 감소할 듯
이에 올해 여행 업계와 항공 업계는 청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타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다 보니 이번 청명절 연휴 중국인들의 여행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중국 여행 포털 사이트 트립닷컴이 31일 전했다. 올해 청명절 관광 특징은 크게 △서부지역 여행 △코로나19 심각 지역 여행 △랜선관광 △근거리 지역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 등 4가지로 나뉘었다고 했다. 

트립닷컴이 발표한 2022년 청명절 연휴 관광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청명절 연휴 기간 서부 지역의 관광상품 예약률이 동부 지역의 6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만 해도 서부 지역은 동부 지역 예약률의 33%에 그쳤는데 올해는 동·서부 지역 간의 격차가 대폭 축소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이 적은 지역으로 여행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트립닷컴이 짚었다. 

또 광둥성 선전 등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관광 수요가 폭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실제 21일 선전의 봉쇄가 풀리자 트립닷컴의 선전 관련 관광상품 예약률이 전주 대비 718%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근거리 여행 예약 건수가 가장 크게 늘어났다.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지자 대부분 근거리 여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의 경우 같은 도시 내 호텔 예약 비중이 45%에 달했고, 같은 성(省) 내 예약은 50%에 육박했다. 대부분 집 인근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 업계도 울상이다. 코로나19 확산과 통제 강화에 따라 중국 국내선 항공료가 큰 폭으로 하락,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면서다. 연휴 첫날인 3일 베이징∼청두 이코노미석이 185위안인 것을 비롯해 청두∼난징(148위안), 광저우-허페이(181위안) 등 200위안을 밑도는 저가 항공료가 속속 등장했다. 심지어 배추 한 포기 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항공료도 등장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이 1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청명절 관광객 수와 관광 수입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올해 청명절 연휴 기간 국내 여행객 수와 관광수입이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2020년 때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2020년 청명절 관광객 수는 4325만4000명(연인원)이었고, 같은 기간 관광 수입은 82억6000만 위안(약 1조5785억원)에 그쳤다.
 
◆노동절까지 코로나 확산세 잡힐까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여행 일정을 노동절(4월 30일~5월 4일)로 미루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월 초에 정점을 찍고 이후 진정세를 보이면서 노동절에는 코로나19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중국 일일 신규 감염자가 정점을 찍고 소폭 감소하면서 봉쇄 위주의 고강도 방역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성과를 나타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일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27명 발생했다며 이 중 1787명이 본토 확진자라고 발표했다. 확진자는 지린성에서 1363명, 상하이에서 358명, 헤이룽장성에서 16명, 저장성에서 10명, 장쑤성에서 9명, 푸젠성에서 5명, 산둥성·광둥성에서 4명씩, 허난성·후난성에서 3명씩, 허베이성·랴오닝성·안후이성·하이난성에서 각각 2명, 톈진·쓰촨성·구이저우성에서 1명씩 나왔다.  

이날 무증상자는 5559명 발생했다. 이 중 5442명은 본토에서, 나머지는 해외 역유입이다. 중국은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와 구분해 별도로 통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모두 확진자로 분류하는 국제 기준을 적용하면 본토 신규 확진자는 총 7229명인 셈이다. 중국의 일일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달 29일 8655명으로 우한 사태 후 최고까지 올랐다가 30일 8454명, 31일 7229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절 여행 소비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해 중국인들은 노동절 연휴 기간 지갑을 활짝 열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소비 심리가 폭발하면서 국내 여행에만 20조원 넘는 돈을 쓴 것이다. 실제 중국 문화여유국은 지난해 노동절 연휴 중국 내 관광객이 2억3000만명(연인원 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9.7% 급증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2%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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