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중국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만든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샘플을 검증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공급업체 중 한 곳인 일본 키옥시아가 지난달 원재료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자,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갈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 업체인 YMTC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인 삼성과 SK하이닉스로부터 구매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네트워크 다변화와 추가적인 공급망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중국 공급업체와의 계약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후베이성을 기반으로 하는 YMTC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이 소유한 회사로, 애플은 지난 수개월 간 칭화유니그룹과 제휴 논의를 이어왔다.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애플이 YMTC와 계약하게 되면 중국 업체가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는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의 야망에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이 5.8%에 불과해, 공급 혼란이 발생할 경우 자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애매한 태도와 중국의 기술 패권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 등을 고려했을 때 YMTC와 계약에 나설 경우 애플은 자국 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소식통들은 YMTC의 기술이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 비해서 한 세대 뒤처져 있기 때문에 이들 공급업체에 대한 '백업'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만약 계약이 체결된다면 아이폰SE와 같은 보급형 기기에 YMTC의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이폰은 폭스콘 등 주로 중국에서 조립되기 때문에 이들 공장과 YMTC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도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