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를 공언한 가운데 여가부 역할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폐지가 아닌 개선이나 재편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는 28일 ‘새 정부 여성아동정책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주제로 온라인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 정책의 필요성과 여성정책과 아동·청소년 정책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어 “여가부를 ‘세대평등부’로 재편해 변화된 성평등 정책 환경 속에서 방향을 재정립하고 이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재설계했으면 한다”며 “여가부 정책 대상과 아동, 청년을 포함해 정책 대상을 확대하고 현행 정부조직법과 여가부 직제상 사무와 소관 법률상 기능에 더해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대응, 국무조정실 청년 정책 조정실 업무 등을 이관받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여가부와 연관된 쟁점들은 지자체장들의 성폭력 비위 등에 관한 대응 과정에서 피해자 측을 보호하거나 대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남녀 갈등을 이른바 ‘갈라치기’에 동원해왔고, 이를 거대 양당 구도의 답습에 상당 부분 악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에는 인구 감소와 자살률 등 남녀 갈등 외에도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 문제는 남녀 갈등이 가장 주요한 문제인 것처럼 다루는 정치권의 문제의식이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기회의 원천적 박탈 등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여러 원인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남녀 간 극단적 대결과 경쟁으로 몰아붙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여가부는 성평등과 성착취에 대항하는 많은 나라 활동가들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존치와 폐지 논쟁이 반복되는 부처”라며 “첨예한 갈등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업무가 반복적이거나 안정적일 수 없고, 담당 공무원 피로감이나 자신감 저하 등 문제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