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공무원노동조합이 중기부 조직 개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새 정부에서 중기부가 타 부처와 통폐합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노조는 중소기업의 육성‧보호를 위해 부처 존치가 필요성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기부 노조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대선만해도 여야 모두 중기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건만 불과 5년만에 중기부의 기능을 쪼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에 이관하고 조직 통폐합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며 “이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 국가가 중소기업에 대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는 역사적 흐름과 반하는 이야기이자 중기청이 출범한 1996년 이전으로의 회귀”라고 지적했다.
중기부는 2018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중소기업청에서 중기부로 승격됐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 개편에 착수하면서 중기부가 쪼개기·나누기식 개편 대상이 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가 통상 업무를 외교부에 이관하고 부처 역량 강화를 위해 중기부와 일원화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노조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종속된 불공정한 경제구조이건만 정부조직마저 그러한 구조를 답습해야 하는가”라며 “불평등한 경제구조에서 중소기업을 육성‧보호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부처가 독립적인 정책과 입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과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2014년에 제정된 ‘중소기업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만 해도 과거 산업부의 외청으로 법률안 제출권이 없던 중소기업청은 법률안 제정에 있어 번번이 산업부의 반대에 부딪혔다”며 “부 승격 이후 독립된 정책과 입법이 가능한 이후에야 비로소 세계 최초 손실보상 법제화, 제2벤처붐 조성 등의 성과창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제 국가는 헌법에 주어진 중소기업 육성‧보호의 의무를 다 한 것인가”라며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했지만 대기업에 종속적인 경제구조는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매출 비중은 대기업이 52%, 중소기업이 48%로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상위 0.3% 대기업이 57%를 차지한 반면 99%의 중소기업은 25%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2배에 달한다”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과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모두에게 중소기업을 육성‧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금 세종 관가에서는 격무로 기피하는 5개 부처인 중기부, 국토부, 산업부, 고용부, 기재부를 일컬어 ‘중국산고기’라 지칭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중기부가 정부수립부터 있던 부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함은 소속 공무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하지만 국정과제 선정과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그동안의 노력은 퇴색되고 전 정부 지우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지속성장 지원, 납품단가 제도 개선 등 ‘중소기업 정책비전’을 국민과 약속했다”며 “하지만 정부 조직의 효율성을 취하려다 정작 중소기업을 보호 육성해야하는 국가의 책무가 훼손될까 심히 염려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과 중소기업의 성장사다리 구축이 시대적 사명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를 완수 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보호‧육성이라는 헌법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부조직 개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