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김정은 선물' 풍산개는 文·尹 어디로

2022-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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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송강이, 국가원수 자격으로 선물받아 국가귀속 원칙

尹 "강아지, 일반 선물과는 달라…주인 文이 계속 키워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일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4주 되었으며, 7마리나 되니 이름 짓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5월 9일 이후 이른바 ‘윤석열 시대’를 앞두고 청와대 반려동물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곰이·송강이라는 풍산개 두 마리를 선물받았다. 풍산개는 북한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북한이 자랑하는 상징적인 동물이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받은 선물은 국가 귀속으로, 일반적으로 대통령기록관으로 넘어가지만 곰이·송강이는 물건이 아니라 생명체라 이관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반려동물도 사적 소유의 대상은 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반려견을 사비를 들여 직접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직접 키우지는 않고 타 기관으로 분양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 후 받은 풍산개 두 마리는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자주’와 ‘단결’이라는 이름의 풍산개의 이름을 남북이 함께 잘해나가자는 뜻에서 ‘우리’와 ‘두리’라는 이름을 새로 지어줬다. 2000년 3월에 태어난 우리와 두리는 그해 11월부터 서울대공원에서 지냈고 각각 2013년 4월과 10월에 자연사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데리고 온 풍산개 ‘마루’와 선물로 받은 ‘곰이·송강이’를 함께 키웠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마루뿐 아니라 반려묘 ‘찡찡’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입양한 유기견 ‘토리’도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다.
 
특히 공교롭게 윤 당선인도 2012년에 유기견 보호단체로부터 소개받아 입양한 ‘토리’라는 같은 이름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교통사고로 뒷다리 분쇄 골절을 당해 안락사를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윤 당선인은 무려 17번에 걸쳐 수술을 받게 해 건강하게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SNS 계정 이름으로 반려견 ‘토리’를 쓰면서 ‘토리 아빠’라는 별명도 얻었다.
 
윤 당선인은 반려견 향방이 화제가 되자, 지난 23일 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이날 출근길에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 ‘천막 기자실’을 깜짝 방문한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차담에서 “아무리 정상 간(선물)이라고 해도 강아지는 일반 선물하고 다르다”면서 “저한테 주신다면 제가 잘 키우겠지만 강아지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동물을 볼 때 너무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이라며 “전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선물 취지에도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사저로 데려가서 키워도 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 등을 키우고 있는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윤 당선인은 과거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기 위해 청와대에 방문했을 당시 해당 풍산개들에 관련한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차담을 하고 있는데 내 처(부인 김건희 여사)가 그 강아지(풍산개들)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하려고 해서 내가 쿡쿡 찔렀다”며 웃어보였다.
 
대통령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추진 중인 윤 당선인은 차담에서 향후 들어갈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에 반려견들을 모두 데리고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집무실 용산 이전이) 늦어지면 (자택이 있는) 서초동에서 키워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결국 윤 당선인이 데려가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데려간 마루와 고양이 찡찡이, 취임 직후 입양한 토리 등은 경남 양산의 사저로 데리고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는 이미 전남 순천시와 강원도 고성군, 경기도 오산시 등 3곳의 지방자치단체들에 분양됐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6곳이 신청했다.
 
태어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긴 1마리는 문 대통령이 직접 기르고, 이외 암수 한 쌍씩 여섯 마리를 3곳 지자체에 분양했다.
 
풍산개 7마리의 강아지 이름은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곰이는 지난 2018년 11월 새끼 6마리를 낳은 바 있다. 당시 태어난 강아지들의 이름은 평화와 염원을 담아 산, 들, 해, 강, 달, 별로 지었다. 청와대는 곰이가 낳은 6마리 새끼를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등 4개 지자체에 분양했다.
 
당시 청와대 풍산개의 동물 등록 여부에 대해 “종로구청에 이미 등록됐다”고 답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인 개는 의무적으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동물등록은 시·군청이나 시·군에서 동물등록대행자로 지정한 동물병원, 동물판매업소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자체에 풍산개를 보낼 경우 시간이 지나면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관리 소홀이 있을 수 있다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마 그런 것을 다 감안해 검토하고 어디로 보낼지 정하고, 또 그렇게 정해지면 촘촘하게 관리를 부탁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반려견 사진을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업로드 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된 것에 대해 “많이 자란 풍산개의 모습을 국민과 공유하려 한 것”이라며 “널리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이 항상 긴박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언제 사진을 올리든 또 비판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풍산개를 김 위원장이 선물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진 공개가 남북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SNS에 “석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면서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의견에 따라 (풍산개 새끼) 이름을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지었다. 가장 귀엽고 활발할 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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