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렐 대표는 이날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 국제포럼 연설에서 "이제 우리는 합의 복원에 매우 근접했으며, 복원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후 기자들에게는 "수일 내에 이란 핵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핵 합의가 복원되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유입되어 유가가 일부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란 핵 합의 관련 협상을 조율하는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은 전날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서 26일 이란 측 협상 대표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이 실용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핵 협상은 단기간에 타결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분석가들은 핵 합의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시설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사흘간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 역시 핵 합의 복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마흐디 알-마샤트 반군 정치국장은 이날 전쟁 7주년 기념 TV 연설에서 "예멘에서의 지상 공격 작전을 사흘간 중단한다"며 "이는 대화의 영역에서부터 행동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신뢰를 재건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이란이 후원하는 후티 반군이 예멘의 수도 사나와 북부의 여러 주를 점령한 가운데 사우디 정부군이 이를 퇴치하겠다고 나서며 예멘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번져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핵 합의에 앞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들도 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날 이란 국영TV에 미국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비대의 고위 관리들은 핵 합의 협상이 이란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수비대에 대한 제재 문제로 협상 타결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2015년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 해제를 보장받는 것을 조건으로 이뤄졌다.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독일 등이 합의에 참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 미국은 핵 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미국은 다시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