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의 부과 기준이 되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17.22% 오른다. 지난해(19.05%) 상승률보다는 소폭(1.83%p) 하락했지만 최근 2년간 상승률이 40%에 가까운 만큼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부는 1가구 1주택자의 과표산정은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보유세 인상을 동결한다는 세부담 완화 방침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다주택자는 '세쇼크'에 가까울 정도로 조세 부담이 급격하게 과중되고, 중저가 주택을 소유한 2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의 세금 형평성 문제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올 6월을 기점으로 임대차 시장에서 조세 전가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14.22%)과 부산(18.31%), 대구(10.17%), 대전(16.35%), 울산(10.87), 경기(23.20%) 등 6곳이 전년대비 상승률이 줄었고, 인천(29.33%), 광주(12.38%), 강원(17.20%), 충북(19.50%), 충남(15.34%), 전북(10.58%), 전남(5.29%),경북(12.22%), 경남(13.14%), 제주(14.57%) 등 9곳이 상승률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70.24% 상승한 세종은 올해 유일하게 4.57%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시세와 공시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올해 71.5%로 전년(70.2%)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공시가격이 최근 급격하게 오른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1주택자에 대해선 올해 보유세 과표 산정 시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해 세부담 상승률을 동결할 방침이다. 다주택자도 6월 1일 전까지 주택을 매각해 1주택자가 되면 동일한 혜택이 적용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6만9000명이 신규 과세대상에서 제외돼 총 과세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4만5000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다주택자들의 세부담이 급하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같은 주택일지라도 2주택자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최대 5배 이상 벌어진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를 소유한 1주택자는 올해 공시가격이 인상분(16.04%)에 따라 2414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하지만 1주택자 세부담 완화 조치로 1719만원만 부과된다. 서울 광진구 광장현대 전용 84㎡도 보유세가 당초 415만원에서 310만원으로 줄었다.
각각 46.5%, 25.3% 정도의 감세 효과다. 두 주택 모두 공시가격 인상분을 동결하고,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95%→100%)만 조정한 결과다.
그러나 이 두 주택을 동시에 보유한 2주택자라면 보유세가 1억1668만원으로 전년(8814만원)대비 32.4% 상승한다. 두 아파트를 각각 1채씩 보유한 1주택자가 올해 납부할 보유세 합산액(2030만원)보다는 무려 5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형태의 감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다주택자들의 '똘똘한 1채' 선호 현상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양도세와 관련한 시그널 없이 이같이 한시적인 방편만으로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만한 유인이 없다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올해 보유세는 감면해준다고 해도 내년 이후에는 오른 공시가격에 대한 세부담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