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은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일부 투자기관은 포트폴리오 내에서 신흥국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전쟁 후 가치가 폭락한 러시아의 자산을 서둘러 처분한 대형 자산 운용사 및 기관들은 다른 신흥국 시장의 자산 시장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았다.
WSJ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글로벌의 자료에 기반해 분석한 데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신흥국 주식시장은 연율 평균 3.3%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 수익률 11.1%와 미국 중견 기업 수익률 12.1%에 비해 크게 부진하다.
채권 역시 부진했다. JP모건체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신흥국의 채권시장 연율 수익률은 4%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고금리 채권의 수익률은 6.1%에 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의 수혜가 대부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집중된 것이다.
식품 가격 상승과 함께 대만 달러, 멕시코 페소, 콜롬비아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인도네시아 루피아, 중국 위안화 모두 최근 약세를 보였다. 그리고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품의 가격이 더 상승함에 따라 신흥국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우려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미 이집트는 21일 이집트 파운드를 달러에 대해 14%나 가치절하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후 외화부족 사태에 직면해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가을부터 달러당 15.7이집트 파운드 전후에 거래되고 있었지만 이날에는 일시 18.2이집트 파운드 전후까지 떨어졌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이날 정책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 압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로 더욱 강해졌다고 지적하면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환율의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금융정책위원회를 24일 열 예정이었지만 급박한 상황 속에서 회의 일자를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