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 '최후통첩' 재차 거부…교착상태 지속

2022-03-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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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이행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으로 함락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 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을 요구하며 최후통첩을 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러한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러시아 총참모부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의 미하일 미진체프 지휘관은 20일 브리핑에서 "마리우폴 내 우크라이나군에게 항복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고 인테르팍스는 보도했다. 미진체프 지휘관은 마리우폴 동쪽과 서쪽에 두 개의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겠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무기를 내려놓고 두 시간 내에 도시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이후 마리우폴에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모두 군사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부터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무력 합병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지배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도시로, 흑해변 항구 도시들을 압박하기 위한 교두보로 사용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이러한 최후통첩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AF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파괴를 원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만족시킬 수 없다. 우크라이나가 우선 파괴된 후에야 최후통첩이 이행될 것"이라고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하르키우, 마리우폴과 수도인 키이우를 넘기기를 바란다며 이들 도시의 시민들도, 스스로도 이러한 조건을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 역시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수 없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통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항전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자국 방송사 서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만나지 않고서는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며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를 두려워하고 있어 나토 가입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나토 회원국들이 별개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 미국과 영국에 이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EU가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내리기 위해서는 27개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와 독일 등은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미국이 수십년간 몰래 수집해온 옛 소련제 방공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습에 시달리며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 왔다. WSJ는 미국이 중장거리 방공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옛 소련제 방공시스템을 제공해, 사실상의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같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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