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울' VS 해외 '방긋'...여행시장 '극과 극'

2022-03-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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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말 가족과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던 주부 김지연 씨(가명)는 예약해두었던 부산 호텔과 요트 투어 상품을 부랴부랴 취소했다. 남편과 아이가 코로나19에 잇따라 확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2년 넘게 해외여행을 즐기지 못했던 직장인 이강우 씨(가명)는 최근 캐나다 여행상품을 예약했다. 정부가 3월 21일부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의 격리를 면제하기로 한 것이 여행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오미크론 확산세에 국내여행 취소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여행을 취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 또는 동거가족 확진이다.

반면 해외여행 시장은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우리 정부가 이달 21일부로 해외입국자의 격리를 면제하기로 발표한 덕이다. 입국 규제를 완화하는 국가가 나날이 증가하는 것도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힘을 실었다. 

◆확진자 폭증하자 상품 취소 봇물···'울상' 짓는 국내 여행시장 

코로나19 확산세에 하늘길이 막히면서 상대적으로 호황기를 맞았던 국내여행 시장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오미크로 확산 여파에 확진자가 폭증하며 예약했던 상품을 취소하는 이들이 늘기 시작한 탓이다.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여행상품(패키지) 주 이용객이던 중장년층 예약 취소 사례도 덩달아 늘었다는 것이 국내 전문 여행사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고객 본인이나 가족 구성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부득이 여행상품을 취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호텔 등 숙박시설 예약 취소는 물론, 취소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까지 껑충 뛰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상담을 분석한 결과, 호텔·펜션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달보다 13.3% 증가했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이제 곧 봄꽃시즌이라 관련 상품 모객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신규 모객도 주춤한 상황"이라며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몰라 불안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여행보복 시작됐나···해외여행 시장은 '활기'

반면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해외여행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PCR 음성 증명서, 백신 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심지어 일부 국가는 이런 증명서 없이도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해외여행 시장 회복에 물꼬를 틔웠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시장 회복 가속화에 힘을 실었다. 해외입국자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자를 대상으로 입국 후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발표한 것이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어도 해외에서 입국하는 경우 7일간의 자가격리 지침을 따라야 했다. 

해외여행 시장 회복이 예고되면서 여행사들은 유럽과 미주, 동남아 여행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기 시작했고 여행 활성화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격리 면제 발표의 힘은 상당했다. 정부 발표 직후인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하나투어를 통한 해외여행 상품 예약 인원은 3200명에 달했다. 발표 전인 1일부터 10일까지 예약 건수보다 93.7% 증가했다고. 

같은 기간 11일부터 20일까지 해외 항공권을 예약한 인원은 상품 예약 인원을 2배 이상 웃도는 7300명으로 집계됐다. 역시 발표 전인 1일부터 10일까지 건수보다 60.7% 늘었다. 격리 면제 발표 직후 주말(3월 11~13일) 인터파크투어가 집계한 자사 해외 항공 전체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도 873%나 급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국내·외 무격리 입국이 확대되면서 고객 예약 문의가 확 늘었다"며 "다시 시작되는 여행 출발점에 서는 고객들이 더 특별한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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