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삼일계곡 불법시설 철거'...주민들, '복원 후 관광 자원화 기대'

2022-03-21 17:00
  • 글자크기 설정

하천·계곡 무단점유 불법 시설물, 자진 철거 행정명령...어기면 고발

"계곡 이용 불편하다. 방갈로 철거해달라"..."피서객이 버린 음식물과 대소변은 어떻게"

'철거 수준 넘어 더욱 쾌적한 환경으로 거듭나도록 화천군 적극 나서야'

 

강원 화천군 사내면에 위치한 삼일계곡 주변의 피서객 차량들. 여름철이면 불법 방갈로와 차량통행 불편으로 화천군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박종석 기자]

강원 화천군이 삼일계곡에 무단으로 점유하고 설치한 불법 시설물들의 철거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수십 년 동안 무단점유로 몸살을 앓던 삼일계곡이 주민 품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화천군은 지난해 10월 방갈로를 설치하고 불법으로 계곡을 점유한 상인들에게 오는 5월 말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기간 내에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발하는 등 불법행위를 강력하게 근절할 방침이다.
 
삼일계곡은 화천군의 대표적인 청정지역으로 여름철에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수십 년 동안 평상, 천막 등 시설물을 설치하고 불법으로 계곡을 점유하면서 피서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왔다.
 
이를 두고 피서객과 지역 주민들은 방갈로 등의 불법 시설물을 철거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해왔다. 방갈로가 계곡을 훼손할 뿐 아니라 방갈로 주인들과의 마찰로 계곡 이용에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다.
 
화천군도 오래전부터 불법 시설물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지역 주민인 상인들의 생존도 중요해 강압적으로 철거를 추진하기 힘든 입장이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민원에 불법 시설물 철거에 나섰다.
 
화천군 관계자는 불법 시설물 철거 계획에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천에 설치된 방갈로 등의 시설물이 불법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스스로 철거할 수밖에 없다”며 “5월 말까지 자진 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발 등의 행정처분을 당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화천군의 방침에 대다수의 지역 주민들은 찬성하는 분위기다. 이 지역의 한 주민은 “계곡이 개인 소유가 아닌데 방갈로 주인이 신경 쓰여 물놀이를 할 수 없다”며 “올여름에는 삼일계곡이 주민 품으로 돌아와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인 상인들의 반응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계곡오염을 우려했다. 이들은 “방갈로가 불법이지만 손님들은 샤워, 화장실 등을 해결할 수 있고 계곡에 버려진 쓰레기 등도 우리 손님이기 때문에 우리가 청소한다”면서 “앞으로 계곡에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음식물 찌꺼기와 대소변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주민들은 화천군의 적극적인 행정과 도움으로 쾌적하게 계곡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단순히 불법 시설물 철거 수준을 넘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이 추진되기를 바랬다. 예를 들어 삼일계곡 주변을 중심으로 둘레길과 쉼터를 만들고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설치이다.
 
사실 계곡을 더욱 청정하게 만들어 관광객과 주민에게 돌려준다면 임산물 판매나 숙박업, 음식점 등이 활성화돼 소득 창출에도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은 이번 기회에 삼일계곡이 관광 자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