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누레딘 네바티 터키 재무장관은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터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금리를 낮춰 물가 상승세에 대응하겠다는 비전통적인 금리 정책을 시행한 이후 터키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이 전통적인 경제이론과 반대로 가는 금리 정책을 단행하자 터키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터키 리라화가 지난해 가치의 48% 이상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도 터키 리라화 가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당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해 초 이후 11% 급락했다.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 환율은 올해 초 13.12리라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는 14.79리라까지 상승했다.
통화 가치가 낮아지며 물가는 급등했다. 지난 3일 터키 통계연구소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54.4%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월에 이어 다시 20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정보 제공 사이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실험적인 금리 정책을 도입한 지난해 9월 19.6% 수준에 머물렀던 물가 상승률은 11월 21.3%를 넘긴 뒤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48.7%, 54.4%까지 확대됐다.
네바티 재무장관은 리라화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역시 연말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우리는 환율이 안정적이고 수용 가능한 한도 내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터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23.2%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향후 터키의 물가 안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관광 수입이 감소하며 터키 경제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 여론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터키 물가 상승률이 이달 말에도 3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는 최근 몇 달 내에 인플레이션이 7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