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1인당 평균 급여액이 사상 처음 1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 희망퇴직자 증가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증가와 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지난 5년간 직원이 3000명 이상 줄었고, 영업점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일 4대 은행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들 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55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9875만원) 대비 6.3% 증가한 수준이다. 4대 은행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은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1200만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은 2020년에 처음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돌파(1억400만원)했다. 신한은행은 1억700만원으로 이번에 처음 1억원을 돌파했고, 하나은행은 1억600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9700만원을 기록해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1억원에 못 미쳤다. 남성 직원 평균 연봉이 1억1000만원을 기록했으나 여성 직원들은 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최대 성과를 올린 데 따른 성과급 지급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2조5633억원, 신한은행은 20% 증가한 2조494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74% 증가한 2조5757억원, 2조3851억원이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같은 비대면 서비스 증가와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기조에 따라 직원 수와 영업점은 더 줄었다. 작년 말 기준 4대 은행 직원 수는 5만7274명으로 2020년(5만8742명) 대비 1468명 줄었다. 2017년과 비교하면 5년 동안 3183명이 회사를 떠났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만 각각 10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났다.
4대 은행 영업점은 2018년 3563개에서 2020년 3303개, 작년에 3106개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3000개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터넷·모바일 뱅킹으로 업무를 보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시중은행 입출금 거래에서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9%(2021년 6월 기준)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4대 은행은 기존 영업점을 통폐합하거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 은행권 처음으로 공동 점포를 운영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은행이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