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군 당국은 북한 ICBM 추정체가 발사 초기 단계인 고도 20㎞ 이하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발사 장소는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의 성능시험을 했던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로 탐지됐다.
미사일이 워낙 초기에 폭발해 구체적인 제원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군은 발사 장소 등으로 미뤄 이번에도 신형 ICB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추정 발사체 발사 실패로 인해 김 총비서가 목표한 기술력 과시와 미국 압박 카드가 물거품이 됐다는 점에서 수일 내에 정찰 위성을 가장한 ICBM 재발사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코데프) 선임분석관은 “발사 실패에 대해 북한 과학자들이 원인 분석에 돌입했을 것”이라며 “실패 원인 분석이 끝난 다음 재발사 계획을 잡아야 하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체면을 구겼다는 점에서 통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일 내 재발사가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실제 추가 발사가 이뤄진다면 기상 상황 등 외부적 요인이 최적인 상황에서 이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군 당국 역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 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 중이다”라며 “북한의 ICBM 추가 도발 가능성을 한·미 간 공조하에 면밀히 추적 감시 중이다”라고 말했다.
합참이 언급한 ICBM은 2020년 10월 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일 가능성이 높다. 화성-17형은 기존 ICBM보다 직경과 길이 등 크기가 커져 공개 당시 ‘괴물 ICBM’으로 불렸다.
2020년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화성-17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는 11축 22륜(바퀴 22개)으로 식별됐다.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9축 18륜)보다 커진 것이다.
'화성-17형' 최대 사거리는 1만5000㎞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개 이상의 핵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하도록 만든 다탄두(MIRV) 탑재형 ICBM을 목표로 개발됐을 가능성도 나온다. MIRV 기술을 적용한 ICBM은 실제 핵탄두와 가짜 탄두를 섞어서 쏘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북한의 전날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10번째다. 또 지난 5일 ‘군사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1일 만이다.
북한은 올해 1월에만 탄도미사일 6차례·순항미사일 1차례 등 총 7차례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2월 27일과 3월 5일 연이어 신형 ICBM 화성-17형 체계 시험을 위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