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한창이다. 오는 8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CJ,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등이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특히 교수들의 사외이사 영입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오는 23일 주총을 열고 삼성전자 출신인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심 교수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부사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 등을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다.
신세계는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사외이사로 추천된 최 교수는 법률 분야 전문가로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위원,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자문 위원 등을 맡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권 교수는 경영정보와 빅데이터 전문가로 한국빅데이터학회에서 이사직과 한국경영정보학회에서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CJ그룹은 오는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한 교수는 AI 관련 법률 전문가로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BGF리테일도 이번 주총에서 최자원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부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경제 분야 전문가로 한국여성경제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앞다퉈 나서는 데는 자본시장법 영향도 있지만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측면도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성별 다양성은 'G(지배구조)'와 관련한 주요 평가 요인"이라며 "이러한 ESG 경영 평가를 의식한 측면에서도 최근 기업들이 여성 인력 확보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