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정상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부동산 세제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주택 공시가격을 지난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통합을 추진하는 등 사실상 모든 부동산 세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부동산을 살 때 내는 취득세와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는 물론,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까지 부동산 관련 세금을 총망라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부동산 세제 전반의 개선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공약집을 살펴보면 우선 보유세 영역인 종부세의 현실화에 나선다. 유주택자의 부담을 낮춰 시장 왜곡을 막겠다는 의도다.
기존의 종부세는 다주택자에게 모든 영역에서 높은 세율을 매겼다. 일례로 조정대상지역 1가구 1주택자에 종부세율은 0.6∼3.0%로 설정한 데 비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부터는 세율을 1.2∼6.0%로 잡았다.
윤 당선인은 이에 종부세의 차등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1주택자 종부세 세율을 이전 수준(0.5~2%)으로 돌려 실거주자 보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취득세 손질을 통해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도 돕는다.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취득세 감면 확대와 다주택자 취득세 누진 과세 완화 등 취득세의 조정을 통해 거래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양도세의 경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참여정부 당시인 2004년부터 있었지만 부침을 거듭하며 잠시 폐지됐다가 현 정부에서 부활했다.
2017년 8·2 대책에서 도입된 뒤 2020년 7·10 대책에서 중과 폭을 더욱 넓혀 지난해(기본세율 6∼45%)부터 양도세 최고세율은 75%까지 치솟았다. 다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집을 팔 경우 양도 차익의 75%는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윤 당선인은 우선 양도세 중과 적용을 한시적으로 배제하고, 향후 종합적인 부동산 세제를 개편하면서 중과 정책 자체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양도세의 완화는 다주택자들의 시장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시장의 공급을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세인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등 모든 단계에서 현실을 반영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현재 부동산시장에 다양한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점진적인 완화를 통해 주택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집값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