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세영 교수(부산대학교)·김영민 교수(성균관대학교)·김성곤 교수(미시시피주립대학교) 연구팀이 단원자층 수준의 거칠기를 가진 '초평탄 구리박막'을 이용해 구리의 산화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3월 17일 게재됐다.
기존 연구에서 초평탄면을 갖는 박막을 실현하는 것은 어려운 주제였으나,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방법으로 단원자층 수준의 초평탄 구리박막을 구현하고, 산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즉 표면이 완벽히 평탄하거나 단원자층 수준일 경우 산소가 구리 내부로 침투하기 어려워, 표면에 쉽게 녹이 생기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번 초평탄 구리박막을 제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장치를 이용했다. 기존 박막 성장장치를 순수 자체기술로 개조해 초평탄 박막을 대면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으면서도, 장비 가격이 매우 경제적이어서 향후 고가 박막 성장장치를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산소가 구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에너지 변화를 계산한 결과, 표면 거칠기가 두 원자 층 이상일 경우 구리 내부로의 산소 침투가 쉽게 진행되는 반면, 완벽한 평면 이거나 단원자층 일 때는 산소 침투를 위해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산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밝혔다.
이에 더해 초평탄 박막 표면에 존재하는 산소는 산소가 존재할 수 있는 자리의 50%가 차면 더이상 다른 산소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밀어내 산화를 억제하는 '자기 조절' 기능이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전반에 사용되는 구리의 산화 원인을 정확히 밝혔다는 점과 함께 나노회로에 사용되는 금을 구리 박막으로 전면 교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원자 한 층 수준의 박막을 성장하는 자체기술을 개발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진 구리에 의한 금의 대체는 경제적 이점과 장비 소형화 등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세영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구리 산화의 기원을 원자수준에서 규명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변하지 않는 구리의 제조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