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증권가 새 먹거리로 주목…미래에셋·삼성·SK 앞다퉈 진출

2022-03-14 00:10
  • 글자크기 설정

[정리=강현창 기자]

증권업계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며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정책도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지향하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이미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그룹은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새로운 법인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대주주(48.64%)로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이 가상자산 전문 법인의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가상자산 전문 자회사의 부문별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채용 대상자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아닌 미래에셋그룹 산하에 신규 설립할 디지털자산 전문 회사에 소속하게 된다.

미래에셋 측은 채용 대상자에게 '전통금융과 탈중앙화금융을 비교하고 장단점을 비교분석', '메타버스와 연결 가능한 산업 중 가장 유의미한 산업', '블록체인 산업 관련 제안하고 싶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등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에세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증권도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토큰(STO·Security Token Offering)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말 STO 개발·운영 업무를 담당할 해외 석·박사급 인재 공채를 진행했다. 추가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STO 관련 컨설팅을 받기도 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STO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 등을 이용해 전자형 토큰으로 전환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실물 자산 기반이 없는 기존 ICO(암호 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와 달리 기존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과 미술품 등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다. 기존 ICO는 시세차익만 기대할 수 있지만 STO는 소유권, 지분, 이자, 배당금 등 관련 작업도 가능하게 된다.

STO는 '거래'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증권사라면 눈독을 들일 만한 기술이다보니 다른 증권사도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증권도 STO 사업에 뛰어들고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1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펀블과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SK증권 고객이 STO 기술을 활용한 펀블 플랫폼에서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다.

SK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도 가상자산 사업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다. 펀블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운영사 '피어테크',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해치랩스' 등과 협력하며 관련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STO 기술 관련 업무 플랫폼과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는 한국예탁결제원과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명호 예탁원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혁신금융 서비스가 제도권 내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STO 발행·유통 플랫폼 구축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 관련 사업은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해 금융업계의 진출이 더뎠다. 하지만 최근 정부와 정치권도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디지털 자산의 개념 및 관련 사업의 범위를 규정하고 사업자의 인가·등록 등 진입규제를 설정하는 '가상자산 거래 및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으로 편입하자는 얘기다. 현재 국회는 이 법안을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출지, 산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출지 등을 논의 하고 있다.

제20대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도 후보 시절 가상자산 투자수익에 대한 비과세와 대체불가능토큰(NFT)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자산시장의 육성 및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가상자산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틀을 만들어 달라고 미국 상무부에 요청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며 "정책과 방향과 업계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제도권 편입이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