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뉴욕 증시서 상장 폐지 가능성↑

[사진=로이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10일(현지시간) 폭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처음으로 뉴욕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는 중국 기업 리스트를 내놓으면서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SEC는 중국 바이오 제약사 베이진(百濟神州, 06160. HK/NASDAQ:BGNE/688235, SH)과 자이랩(再鼎醫藥, 09688.HK/NASDAQ:ZLAB), 패스트푸드 기업 얌차이나(百勝中國, 09987.HK/NYSE:YUMC), 반도체 기업 ACM리서치(盛美半导体, NASDAQ: ACMR), 항암약 제조업체 허치메드(和黄医药, 00013.HK/NASDAQ: HCM) 등 5개 기업을 상장 폐지 위험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 기업은 2020년 통과된 외국기업 문책법에 따라 이달 말까지 지배구조 등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외국기업 문책법은 2020년 12월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법으로, 외국 기업이 회계 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 당국에 공개하고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외국 기업이 3년 연속으로 미국 상장회사 회계감시위원회(PCAOB) 감사기준을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 증권거래소는 상장 폐지를 할 수 있다.

관련 소식에 ACM리서치의 주가는 이날 22.05% 폭락했으며, 얌차이나도 10.94% 급락세를 보였다. 자이랩과 베이진, 허치메드의 주가는 각각 9.02%, 5.9%, 6.53% 하락 마감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즉각 나섰다. 중국 증감회는 11일 새벽 공시를 통해 "외국 규제 기관이 상장사의 재무 정보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은 존중하지만, 일부 세력의 증권 관리·감독 정치화에 반대한다"며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2021년부터 양측 증권 당국은 외국기업 문책법 관련해 적극 소통해왔다며 양측이 세계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양국의 법과 규제에 부합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상장 폐지 리스크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다른 중국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94% 급락한 주당 92.92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0% 가까이 미끄러지기도 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다른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와 징둥은 각각 6.29%, 15.83% 급락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산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그룹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63% 미끄러진 3.95달러에 장을 닫았다. 

중국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의 주가 역시 14%대 급락세를 보였으며, 이밖에 아이치이(-21.71%), 핀둬둬(-17.49%), 샤오펑자동차(-9.01%) 등도 폭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