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투자일임업자와 사모집합투자업자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참여 문턱을 높히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회는 수요예측 관련 질서 유지와 규율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증권 인수 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10일 의결했다고 밝혔다. 등록 후 2년이 경과한 경우는 일임재산규모가 50억원 이상, 경과하지 않은 경우 30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전까지는 투자일임회사가 고유 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별도 요건이 존재하지 않았다.
금투협은 앞서 지난 1월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자문사 등 업계와의 소통 과정이 길어지며 개정안 의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번 규정 개정을 두고 투자일임사나 사모운용사의 반대 의견이 많았다. IPO 시장이 지난 2020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며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소규모 투자일임사나 사모운용사들도 과거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투자일임사와 사모운용사가 고유재산으로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고자 할 경우, 투자일임재산 규모가 최소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만약 투자일임업 등록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30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한다는 확약서와 증빙서류는 IPO 대표주관사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한 투자자가 같은 투자일임사일 경우, 해당 재산은 수요예측 참여가 제한된다. 개정안은 오는 5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IPO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정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일부 일임사 등이 위규행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나 전체 업계의 참여 문턱을 높이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투자일임사는 지난해 말 기준 368곳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수요예측에 참여하고자 투자일임업 등록을 하려는 곳도 과거보다 크게 늘어났다"며 "무작정 참여 요건을 강화하기 보다는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