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10년···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에 중추적 역할

2022-03-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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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체결 10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공급망 결속을 강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1일 발간한 '한·미 FTA 10년 평가와 과제'에 따르면 양국 간 상품 무역은 FTA 발효 전인 2011년 1008억 달러에서 지난해 1691억 달러로 10년간 67.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한국 상품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FTA 발효 전인 2011년 9.3%에서 지난해 13.4%까지 늘어나 미국은 한국의 2대 무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자동차와 부품, 석유제품, 이차전지, 냉장고, 합성수지 등이 수출을 주도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FTA 발효 전 연간 116억 달러에서 지난해 227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미국은 우리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1위 국가이자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이기도 하다. FTA 발효 이후 전체 외국인 투자(FDI)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22.3%, 우리나라 해외투자 중 대미 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2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투자는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며 미국 내 생산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한편 한국 기업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한·미 FTA는 양국 간 공급망 협력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됐다. 먼저 반도체 산업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 기반 위에 미국은 설계·디자인, 한국은 제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강력한 밸류 체인을 구축했다.

배터리 산업 역시 한국 배터리 생산 기업과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합작 투자로 강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의약품 위탁 생산 체제(CMO)를 기반으로 하는 양국 간 협력이 백신 동맹으로 발전한 것도 공급망 결속 강화의 예로 꼽았다.

보고서는 "한·미 FTA 체결과 무역·투자 확대로 더욱 긴밀해진 경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은 미국의 주요 공급망 파트너로 성장했다"며 "특히 미·중 갈등과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신뢰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강조되는 가운데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은 강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또한 10주년을 맞은 한·미 FTA가 시장 개방 차원을 넘어 경제 안보 측면에서 동맹 관계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최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내세우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며 "한·미 FTA를 통한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새로운 지역 경제안보 동맹 논의에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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