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기간 자신을 둘러싼 논란으로 끝내 선거 유세에 등판하지 않았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그간 종적을 감췄던 김 여사는 대선 개표 이후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여사가 영부인 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조용히 대통령을 내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10일 새벽 4시경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았다. 하지만 당선이 확정된 순간에도 윤 당선인의 곁에 김 여사는 함께하지 않았다.
이후 김 여사는 선대본부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온 당내 인사들에 대한 예의 차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선거 초반부터 김 여사는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모친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 무속 논란까지 각종 논란이 도마에 오르면서 김 여사의 등판 여부는 갈수록 불투명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한 뒤에도 비공개 일정 위주로 움직였다. 하지만 '서울의소리' 측과의 '7시간 통화' 녹취 파문으로 한 차례 더 곤욕을 치렀다.
다만 김 여사가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 여겨졌던 우려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지지층 사이에서는 김 여사 특유의 털털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도 있었다고 국민의힘 선대위는 평가했다.
선거 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일 서초구 자택 인근 사전투표장이었다. 대선 사전투표 첫날 김 여사는 홀로 서초동 투표소를 방문해 조용히 투표권을 행사한 뒤, 취재진을 향해 "고생 많으시다"고 인사한 뒤 현장을 떠났다.
청와대에 입성하게 된 만큼 향후 영부인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김 여사가 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림자 내조'를 하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자신의 전문성을 살린 행보로 새로운 영부인상을 정립하리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윤 당선인이 오늘부터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기 시작함에 따라 가족인 김 여사도 이날부터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게 된다. 당선인 자택에 24시간 경호 경비와 방문객에 대한 검색, 방탄차량 및 호위차량 등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