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을 내세운 가운데 하나은행이 올해 직원들의 디지털·데이터 분석 역량을 키우기 위한 사내교육을 강화한다. 기술 발전과 빅테크,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 격화로 은행 본연의 업무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을 공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은행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공개 입찰을 통해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내 직원들을 교육할 디지털 전문교육 업체 3곳을 선정했다. 하나은행은 2020년에 사내에서 디지털 관련 교육을 시작했지만 전문 업체에 위탁 교육을 맡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협력 교육업체는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은행업에 맞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하나은행 직원들에게 △디지털 마인드 △디지털 마케팅 △데이터분석 △프로그래밍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교육한다.
하나은행은 이와 별도로 직원들이 데이터분석준전문가, SQL(데이터베이스 관리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이 또한 외부 교육업체를 통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두 자격증 시험은 올해 각각 3차례, 2차례 치른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교육과정을 운영할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은행권의 사내 교육은 여신과 수신, 외환 등 은행업무에 국한됐으나 디지털 기술 발전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빅테크와 경쟁 등으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디지털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는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은행 업무 확대 등으로 디지털 교육 필요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신년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디지털 퍼스트’를 언급했다. 당시 김정태 회장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호의 나열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달 중 10년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는 하나금융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혁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장 내정자인 함영주 부회장은 전략, 재무기획 등을 총괄하면서 디지털과 금융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욘드 파이낸스’ 전략을 주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교육에 나섰는데, 최근 디지털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본부의 요구는 더 커지는 추세여서 이런 교육 방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