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정치직설] 롤러코스터보다 더 파란만장한 대통령 선거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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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칼럼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사진=인사이트케이 제공]


놀이동산에 가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놀이기구가 있다. 바로 롤러코스터다. 잠깐 멍하니 있으면 삽시간에 롤러코스터가 자동차보다 빠른 순간 속도로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관객들은 비명을 지른다. 제20대 대통령선거와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본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정되면서 롤러코스터 대선판이 이어져왔다.

각 당별로 경선하는 과정부터 숱한 화젯거리가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받자 ‘바지를 내리면 되겠느냐’고 반문해 보는 유권자들은 아찔하게 만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경선 과정에서 거침없이 나오는 말실수로 주변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짜릿하기도 했지만 아찔할 정도로 진땀을 빼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
대선 판세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선거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이었다. 대진표가 결정된 이후 지지율이 먼저 올라간 쪽은 윤 후보였다. 정권 교체 여론을 등에 업고 후보자로 결정된 이후 지지율 상승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곧이어 터진 사람 리스크가 윤 후보에게 악재였다. 11월 말 불거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사이의 갈등으로 이 대표가 잠행했고 윤 후보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1차 갈등은 가까스로 울산 회동을 통해 봉합되었지만 이 대표가 선대위 운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2차 파동이 불거졌다. 이 또한 간신히 봉합되었지만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투 스톤즈’ 충돌이 야기되는 동안 이 후보는 정치적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앞서는 판세였고 윤 후보 지지율이 가라앉자 안철수 후보 지지율까지 덩달아 상승했다. 이보다 더 출렁거리는 롤러코스터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선거 판세의 울렁거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인터넷 매체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통화한 내용을 MBC를 통해 공개하면서 배우자 파동이 불거졌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건희씨에 대한 여론은 내리막길이 아닌 오르막길이었고 윤 후보 지지율까지 반등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위기가 끝나면 기회가 오고, 기회가 가면 위기가 온다고 했던가. 이번엔 이 후보 차례였다. 설날 명절을 전후해 이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씨 과잉 의전, 법인 카드 의혹이 부각되면서 상승세였던 이 후보 지지율에 날벼락이 떨어진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급강하하는 모습 같았다. 배우자 김건희씨 리스크와 이 대표 사이의 충돌에서 벗어난 윤 후보가 이번에는 지지율 반사이익을 얻었다.

롤러코스터 판세의 마지막은 후보 단일화였다. 할 듯 말 듯 줄다리기가 이어지던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의 단일화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인 지난 3일 전격적으로 단행되었다. 후보 단일화에 따른 정권 교체 여론의 부각과 단일화 시너지 현상이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서 기대하는 효과로 풀이된다. 반면에 이 후보는 단일화가 정치적 야합이고 이에 따른 유권자들의 반발과 역풍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한다. 후보 단일화가 마무리되면서 안철수 변수 영향은 차단되고 상징적인 단일화 효과와 정권 교체 여론이 강조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롤러코스터의 마지막은 안전한 도착이다. 선거에서 성공적인 도착은 지지자들의 투표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인 36.93%를 기록했다. 사전 투표장마다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번 대통령은 향후 대한민국 100년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선거를 통해 주권자인 국민들의 의견이 대한민국의 운영에 반영된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수많은 오르락내리락 국면을 거쳐 이제 출발했던 종착 지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출발할 때는 앙숙 이상의 대결 관계였더라도 온갖 고비를 넘어 종착 지점으로 돌아오는 마당에는 우리 모두 한 가족과 한 국민이라는 ‘원팀’ 의식과 ‘통합’ 정신을 발휘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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