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이 청년희망적금 신청을 받은 결과를 취합하면 약 290만명 규모에 이른다. 이는 바로 해지한 계좌를 제외한 수치다.
당초 정부는 이 상품에 약 38만명의 수요가 발생할 거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최대 10%대 금리 혜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리보기’ 단계에만 약 200만명의 청년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후 본격적인 가입 신청이 시작되자 일부 은행 앱에 인원이 몰리며 몇 시간 동안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당초 방침으로 내세웠던 '출생 연도 5부제' 방식을 철회하고, 하루 만에 선착순 신청에서 해당자 전원이 가입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바꿨다. 서민을 돕기 위해 내놓은 ‘금융 지원’ 정책에 또 한 번 엇박자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관련 지원 정책을 처음 선보일 당시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커지자 부랴부랴 대대적인 개편안을 내놓고 실행에 착수한 바 있다. 실제로 관련 정책을 처음 선보일 당시에는 심사 기간 지연에 따른 병목 현상 외에도 실질적 대상자 제한, 관련 인력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했다.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문제가 불거진 후에야 현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뒤늦은 대처를 보이기도 했다.
2019년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이 출시되던 때도 양상은 비슷했다. 시스템 노후화로 인해 대기 인원이 무려 16만명에 육박하는 문제를 빚었다. 이후 350억원을 들여 뒤늦게 시스템 개편에 나서는 늑장 대처를 보였다.
이로 인한 은행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은행 입장에서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5.0%에 은행별로 최대 1.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이는 현재 아무리 높아야 3% 안팎인 일반 예·적금 금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비용 부담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