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룰’이 폐지되면서 서울시 재건축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를 테면 최근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제시된 ‘68층 초고층’ 설계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다.
또 주거와 상업, 업무 등 토지의 주요 용도를 규정하는 용도지역체계 개편과 지하철 1호선 등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상철도에 대한 지하화가 추진된다.
그는 '35층 룰' 폐지에 대해 "뚝섬유원지에서 잠실 쪽을 보면 칼로 두부를 잘라놓은 듯한 잠실아파트 단지를 볼 수 있는 반면 광진구 쪽을 보면 조화롭게 배치된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다"며 "바로 그런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게 2040 플랜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강 연변에 대한 저층 제한은 기존 원칙이 지켜질 것"이라며 "합리적인 동 배치를 하다 보면 연접해 있는 동보다 뒤쪽 동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용도지역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용도지역제는 산업화가 시작된 1800년대 말에 태동한 개념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며 "기능 구분이 사라지는 융·복합 시대에 급속하게 변화하는 미래 도시환경을 담아내기에는 자율성·유연성 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용도 도입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복합적인 기능 배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기존 '2030 계획'에서 확립한 중심지 체계(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를 유지하되 3도심(한양도성내·강남·여의도) 기능은 한층 강화한다. 우선 전통적인 도심이라 할 수 있는 한양도성 안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보존 중심 정책으로 활력을 잃었다고 보고, 남북 방향 4대 축을 만들어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지상철도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해 토지 효용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총면적 105.8㎢(선로 101.2㎞, 차량기지 4.6㎢)에 달하는 지상 철도 구간을 지하화하면 도시에 가용 공간이 생겨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지상 구간 상당 부분이 국철인 점 등을 고려해 정부와 논의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40 기본계획'이 경직된 도시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서울의 국제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서울은 글로벌 시티인 만큼 경관계획을 통해 스카이라인을 아름답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밀 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초고층으로, 그 외 지역은 환경과 인프라를 고려해 저밀도로 관리하면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에 맞는 새로운 밀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용적률은 그대론데 아파트 층수 제한이 폐지되면 한강 조망권을 살리는 다양한 설계안이 나올 수 있고, 건폐율은 낮아지기 때문에 주거 환경이 개선된다"면서 "2040플랜의 또 다른 한 축인 '보행 일상권'과 '서울 수변중심 공간 재편'도 낙후된 지역을 끌어안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서울 개발의 절대적인 수치 기준으로 작용했던 35층 높이 기준이 폐지되면 유연하고 창의적인 건축이 늘어나고, 한강변과 역세권 일대 스카이라인도 다변화돼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3도심(서울도심, 여의도, 강남) 기능이 고도화되면 여의도와 용산은 국제업무기능이 강화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고, 강남권은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을 통해 개발 효과가 잠실 등 동쪽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고종완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1~2종 하던 땅이 복합 용도로 바뀌어 3종과 같은 가치를 지니게 되면 토지가격에 급격한 변동이 생긴다"면서 "층고 제한 완화도 주택 공급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재건축이 활발해지면 아파트값 급등과 이주 대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