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향년 54세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온라인 게임 볼모지였던 국내서 해당 시장 성장을 이끈 1세대 게임 수장으로 꼽힌다. 넥슨을 창업하면서 개발한 역할수행게임(RPG) '바람의나라'는 거대 붐을 일으켰다.
김 창업자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다. 석사 공부당시, 제17대 현 이광형 KAIST 총장과는 선생과 제자 사이로 처음 만나 각별한 사이를 유지해왔다.
김 창업자는 2011년 넥슨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고 이후 글로벌 투자사이자 넥슨 지주사인 NXC에서 기업 투자와 자선활동에 집중해왔다.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도 대규모로 이어왔다. NXC를 통해 노르웨이 프리미엄 유아용품 기업인 스토케(Stokke),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Korbit) 등을 인수하고, 핀테크·지식, 공유경제, 어린이·교육, 미래 먹거리 등 분야에 투자를 단행했다.
NXC의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2013년 아시아 최초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하기했도 했다. 2018년 넥슨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대전시에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독립형 어린이 완화 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1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 경남권 어린이재활병원에도 100억 후원을 약속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19년 넥슨코리아를 포함한 넥슨 계열사 전체를 10조~15조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인수 의향업체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매각은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고인은 창업 16년을 맞이한 지난해 7월 NXC 대표직을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에게 물려주고 사내이사로 보임하는 등 넥슨 그룹 경영 전반에서 한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6년부터 넥슨 일본법인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고 자회사 넥슨코리아도 2018년부터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등 그룹의 성장기에도 직접 경영과는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