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급 중단 가능성에 두려움 떠는 독일...러시아 에너지 무기화 대비

2022-02-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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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하는 가운데 독일 재무장관이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논의했다.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 국가들이 강력한 제재로 대응할 경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냉전이 한창일 때에도 안정적으로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해 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린드너 장관은 "냉전 당시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간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정치적 긴장 상황이 에너지 부문에서의 협력을 해치는 상황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제 상황은 바뀔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나토에 대항해 지난 1955년 창설된 구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을 결속한 정치·군사 동맹체이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할 경우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 가스를 독일로 운송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중단하는 것을 제재에 포함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 왔다고 FT는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가 연료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천연가스 수출이 막히면 러시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유럽이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 중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이 비율이 60%에 달하고 있어,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제한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독일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부 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최근 유럽 내 천연가스 비축량을 고의적으로 고갈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과 겨울철 난방 수요에도 가스 공급량을 오히려 줄여 비축량을 감소시켰다는 설명이다. 신뢰할 수 있는 천연가스 공급업체라는 평판을 잃더라도, 서방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우선시 했다는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9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이 의도적으로 천연가스 배송 물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가격과 수요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추구하는)기업에게 이는 매우 이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한 해간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지난 2021년 1월 1일 이후 천연가스 가격은 80.5% 폭등했다. 현재 미국 상품시장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21일 기준 100만MMBtu(열량 단위) 당 4.58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EU는 미국·카타르·이집트·아제르바이잔 등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는 국가들과의 추가 계약을 통해 러시아에서 줄어든 가스 물량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 세계 우방국가들로부터 LNG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등의 국가들과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교환해 이들 국가의 수입 물량을 EU로 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린드너 장관 역시 러시아의 공급 중단에 대비해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5만명 이상의 군대를 집결시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는 원칙적으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차단될 것이라고 20일 ARD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앞서 19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도 미국·영국·캐나다 등과 강력하고 종합적인 금융제재안을 만들고 있다며 유사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EU의 첨단기술 제품의 수출을 막아 러시아 경제의 현대와·다변화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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