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은 크게 3개의 분류로 나뉜다. 설상, 썰매, 빙상이다.
설상은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프리스타일 스키, 노르딕 복합, 스키점프, 스노보드다.
한국은 아직 이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나머지 분류인 빙상(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은 한국인에게 친숙하다.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이번 올림픽까지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33개의 금메달 중 32개가 이 분류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금메달 2개를 비롯해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가 모두 빙상에서 나왔다.
효자종목이라 불려도 이번 올림픽 초반에는 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의 텃세가 심했기 때문이다. 혼성 계주와 남자 1000m를 중국이 휩쓸어 갔다.
처음 도입된 혼성 계주는 그렇다 해도, 남자 1000m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준준결승에서는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부상을 당했고, 준결승에서는 황대헌(한국체대·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황당한 판정으로 실격당했다.
빈자리는 중국 선수 두 명이 올라갔다. 결승에서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헝가리 선수마저 실격시키고,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순식간에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장혁은 붕대를 감고 다시 연습에 매진했다. 선수들은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였다.
첫 금메달은 황대헌에게서 나왔다. 쇼트트랙 남자 1500m다.
이후 쇼트트랙 최민정(성남시청·여자 1000m),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의정부시청·남자 500m)가 은메달을 추가했다.
쇼트트랙 남자와 여자 계주에서는 은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쇼트트랙 마지막 날에는 최민정이 날았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그가 결승 문턱에서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우더니 결승에서는 압도적인 속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지막 금메달이다.
이 금메달로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황당한 판정 전에는 중국에 밀리다가, 역전에 성공했다.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대륙에서 선보였다. 해피엔딩이다.
쇼트트랙 종료 후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가 이어졌다. 김보름(강원도청)은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억울함을 풀었다. 금보다 값진 레이스였다.
남자부에서는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정재원(서울시청)과 이승훈(IHQ)이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중국 영화에서 쇼트트랙 반칙왕으로 묘사되는 한국 선수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차준환, 이시형(이상 고려대), 유영, 김예림(이상 수리고)이 활약했다.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김연아(32)가 만들어 놓은 피겨스케이팅의 유산을 이어갔다.
한국 컬링을 대표한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 강릉시청)은 아쉽게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눈물과 웃음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