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때리기' 틈타...기회 엿보는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

2022-02-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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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프로세서 개발, TSMC 기술 적용 등 업그레이드 '박차'

ZTE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서 화웨이 바짝 '추격'

[사진=AP·연합뉴스]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中興通訊·중싱통신)가 조용히 반도체 칩 설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한 틈을 타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9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ZTE가 최근 스마트폰 등 모든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에 집중하고, 반도체 칩 제조 및 패키징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고급 기술을 적용하는 등 기술 수준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ZTE가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 4년 동안 기술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아직까지 공급 물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ZTE의 공격적인 행보는 특히 반도체 부품 수급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NAR가 전했다. 가뜩이나 미국의 제재로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시장뿐만 아니라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밀리고 있는 화웨이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 엑스퍼트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시장 점유율은 20.4%로 경쟁사인 스웨덴 에릭슨(26.9%)은 물론 핀란드 노키아(21.9%)에도 밀린 3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3분기만 해도 화웨이는 시장 1위를 차지했었다.

화웨이 다음으로는 ZTE가 14.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ZTE의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으나, 격차를 줄이며 화웨이를 바짝 뒤쫓는 모습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화웨이가 여전히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점유율이 소폭 감소하고 있는 반면, 지난해 ZTE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5%p 이상 늘어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데이터센터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노즈 수쿠마란은 화웨이의 부진으로 현지 경쟁업체인 ZTE, 레노버 등이 반사이익을 받았다며 미국의 제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ZTE의 성장세가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화웨이의 서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는데, ZTE·레노버 등의 매출은 반대로 증가했다. 

ZTE는 앞서 2018년 대북,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상무부로부터 미국 기업과의 거래 제재를 받았다. 이에 따른 부품 공급 중단 등으로 폐업 직전까지 갔던 ZTE는 벌금 10억 달러(약 1조원), 보증금 4억 달러를 내고 경영진을 교체했고, 같은 해 7월에야 비로소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떠안게 됐지만 ZTE는 생존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비용 절감'과 핵심기술 확보 등에 줄곧 주력해왔다. 

ZTE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ZTE의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141억7100만 위안(약 2조6648억원)으로, 매출의 16.91%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R&D 투자 비용이 계속 늘어난 것이다. 주로 5G 무선인터넷, 반도체 칩 등 핵심기술 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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