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임 장관은 오는 17일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이통3사 CEO를 만나 5G 주파수 추가 할당에 관한 각사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견을 조율한다.
쟁점은 5G 주파수 추가 할당 방식과 시기다. LG유플러스가 요청한 방식과 SKT가 요청한 방식을 두고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
◆LGU+ "홀로 5G 주파수 대역 부족...이용자 위해 결과적 공정 필요"
지난 2018년 5G 주파수 경매 당시 SKT와 KT는 각각 100㎒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반면 LG유플러스는 80㎒ 주파수 대역을 확보했다. 5G용으로 배정된 3.4~3.7㎓(300㎒) 주파수 중에서 3.40~3.42㎓(20㎒)를 인접한 공공주파수와 혼·간섭 우려로 인해 경매에서 제외함에 따라 생긴 현상이다.
주파수 대역이 넓어지면 데이터 다운로드에 추가 대역을 할당하거나 업로드에 추가 대역을 할당하는 등 5G 서비스의 전체적인 품질을 올릴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반년에 걸친 전문가 의견 수렴과 법령 검토를 거쳐 지난 1월 중 가격을 포함한 주파수 추가 할당 계약안을 확정하고 2월 중에 이통3사의 추가 할당 신청을 받아 경매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경매에 나오는 3.40~3.42㎓(20㎒ 폭) 주파수는 LG유플러스의 5G 주파수인 3.42~3.5㎓(80㎒ 폭)에 인접해 있어 LG유플러스는 기지국 업그레이드만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SKT·KT는 이용자가 단말기를 주파수집성(CA)을 지원하는 최신 단말기로 교체해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SKT와 KT는 내부적으로 경매 불참을 검토했고, 해당 주파수는 1355억원+@의 가격으로 LG유플러스에 낙찰될 것이 유력시됐다.
결국 지난달 25일 추가 할당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하다는 SKT 측의 항의에 직면하면서 2월 경매는 연기됐다.
SKT는 과기정통부에 경매를 이통3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SKT는 "3.40~3.42㎓ 주파수 추가 할당은 특정 사업자(LG유플러스)만 이득을 보는 등 공정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이통3사 모든 고객이 혜택을 받을 방안을 마련한 후 경매를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T는 3.40~3.42㎓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와 함께 내년 주파수 경매가 예정됐던 3.7~4.0㎓(300㎒) 대역에서 3.70~3.74㎓(40㎒) 주파수에 대한 조기 추가 할당 경매를 함께 하는 새로운 경매 방식을 제안했다. 총 60㎒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 부침으로써 이통3사 모두 추가 주파수를 할당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용자 편익이 향상된다는 게 SKT 측의 주장이다.
만약 SKT의 안이 받아들여지면 SKT는 자사 5G 주파수(3.6~3.7㎓)에 인접한 3.7㎓~3.72㎓(20㎒) 대역을 확보할 수 있어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기지국 업그레이드만으로 향상된 품질(120㎒)의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대선 이후로 경매 연기되면 재할당 지지부진할 가능성↑...장관 어깨 무거워
SKT의 안을 두고 LG유플러스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만약 SKT 안이 받아들여지면 주파수 할당을 위한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등 경매 자체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경쟁사보다 20㎒ 적은 대역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LG유플러스는 SKT의 제안으로 인해 3.40~3.42㎓ 추가 할당 경매 공고가 대선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대 대선 후보 모두 과기정통부 개편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새 대통령 당선 이후 주파수 추가 할당을 위한 과기정통부의 행보가 '올스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가 늦어도 2월 말에서 3월 초에 경매 공고를 해야 새 정부 구성과 관계없이 추가 할당 경매를 진행할 수 있다.
KT는 LG유플러스와 SKT 양측의 안을 두고 신중한 입장이다. KT 5G 주파수는 3.5~3.6㎓로 양측이 LG유플러스와 SKT 5G 주파수 대역으로 막혀 있어 어떤 대역의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더라도 바로 활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실무진은 3.40~3.42㎓ 추가 할당(LG유플러스 안)과 3.70~3.74㎓ 추가 할당(SKT 안)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을 위해 약 반년에 걸쳐 법령 검토와 의견 청취를 거친 3.40~3.42㎓ 대역과 달리 3.70~3.74㎓ 대역은 주파수 할당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관련된 공론화와 절차를 처음부터 밟아야 한다. 2개 주파수 대역에 대한 경매를 같이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과기정통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용자 편익 증진이고, 이통3사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이통3사 CEO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러한 이통3사의 주파수 할당 알력을 해결할 방안으로 내년 이후 3.7~4.0㎓ 주파수 추가 할당 대신 3.4~4.0㎓ 대역의 전체 5G 주파수(600㎒) 재할당을 하는 게 효과적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통3사에 인접한 주파수를 200㎒씩(3.4~3.6㎓, 3.6~3.8㎓, 3.8~4.0㎓) 재할당함으로써 주파수집성과 같은 신 기술 도입 없이 5G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주장은 이통3사가 우수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에 투자한 비용에 대한 고려가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