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부에 따르면 2025년 ICT 기금 운용 규모는 1조8863억원으로 올해 대비 약 28.4% 줄어들 전망이다. 이 중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은 1조110억원으로 26.7% 감소한다. 방송발전진흥기금(방발기금)은 8753억원으로 30.1% 감액 편성됐다.
기금이 축소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동통신사들이 지급하는 주파수 할당 대가 감소다. 2025년 관련 수입은 9025억원으로 2023년 과기정통부가 할당 대가 수입으로 당초 예상했던 1조7863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2023년 실제 걷힌 주파수 할당 대가 수입은 1조원을 약간 넘는 데 그쳤는데 통신 3사 기지국 의무 구축량 불이행으로 과기정통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후 관련 수입이 대폭 줄었다. 여기에 한동안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자금을 차입해 부족분을 메웠는데 내년 공자기금 차입금도 크게 줄면서 올해 기금 축소 요인이 됐다. 수입이 감소하다 보니 ICT 기금 적자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ICT 기금은 통신·방송 분야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연구 기반 조성,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 등에 활용된다. 각종 시범사업을 통한 산업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 ICT 기금 사업에 총 1조2613억원을 투입해 국내외 매출액 3조2435억원, 투자유치액 3271억원 등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경제적 성과는 15조4315억원, 일자리 창출 성과는 10만1650명이다. 만일 기금이 축소되면 관련 예산도 삭감됨에 따라 ICT·방송 분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통신 3사가 추가 주파수 수요가 크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통신사들은 그간 신규 주파수를 할당받아 통신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는데 최근 이들이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으면서 주파수 추가 확보 유인이 줄었다. 실제 당초 5G 3.70~3.72㎓ 대역 주파수 할당을 희망해 왔던 SK텔레콤은 올해 들어 미온적 태도를 보여 왔고 결국 과기정통부는 해당 주파수를 추후 다시 할당하기로 결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기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금 수입 확대뿐만 아니라 기금 운영 효율화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과기정통부 소관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정진기금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방발기금과 통합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